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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하는 오늘]수리산 변산바람꽃을 아시나요

수리산 변산바람꽃을 아시나요 
                                                                                 요한이에게
/김주혜

찬바람이 불어야 피는 꽃을 아시나요?

수리산 계곡에 눈꽃이 사라지고
겨우내 감싸주던 바위가 눈물을 흘리면
땅에 코를 박고 봐야만 하는 애처로운 꽃.  

행여 남의 눈에 띌까 바람 따라 날아와 
하늘색 술을 단 상여처럼 하얀 꽃  
눈짓 한 번에도 숨통이 끊어지는 가녀린 꽃. 

온몸이 마비 된 채 태어나
아홉 살에 “엄 마” 하고 입을 떼고,
다음 날 “아 퍼” 하고 기쁨 주더니 
그 다음 날 “엄 마, 아 퍼” 하며 하늘꽃이 된 요한이.
 
새파랗게 기다리다 단명하는 
수리산 변산바람꽃을 굳이 보시려면
발밑을 조심하세요.
■ 김주혜   서울 출생.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해 1990년 [민족과 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시집 『때때로 산이 되어』, 『아버지별』, 『연꽃마을 별똥별』을 수상했다. 한국시인협회, 가톨릭문인회 회원이며 ‘시인들이 뽑은 시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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