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2 (일)

  • 맑음동두천 22.2℃
  • 구름많음강릉 23.1℃
  • 황사서울 21.1℃
  • 황사대전 22.1℃
  • 황사대구 23.3℃
  • 황사울산 22.5℃
  • 황사광주 21.8℃
  • 황사부산 23.0℃
  • 구름조금고창 19.4℃
  • 황사제주 18.5℃
  • 맑음강화 20.1℃
  • 구름조금보은 21.1℃
  • 구름많음금산 21.3℃
  • 흐림강진군 23.0℃
  • 구름많음경주시 24.8℃
  • 구름많음거제 22.1℃
기상청 제공

[교육현장에서]나를 돌아보는 시간

  • 강심원
  • 등록 2020.07.23 06:34:06
  • 인천 1면

 

주말에 ‘콘택트(1997)’라는 영화를 보았다. 천문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칼 세이건의 소설, ‘콘택트’를 영화화 한 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영화이다. 여주인공 엘리(조디 포스터)는 외계에서 보내온 신호음을 분석하여 소수임을 알아낸다. 신호음은 파동으로 2부터 101까지의 소수를 나타내는 데, 외계에 소수를 생각할 만큼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함을 알게 된다.

 

칼 세이건은 과학교양서 ‘코스모스’를 통해 유명하며 다큐멘터리로 제작, 60개국 5억 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이 넓은 우주에는 약 4천억 개의 크고 작은 별들이 있는데, 그 중에 우리 만 있는 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는 엘리의 말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했다.

 

우주 안에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우주적 연대감을 갖는다. 이 조그마한 별, 푸르고 창백한 작은 점 위에서 아웅다웅하며 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넓은 우주를 올려다보고 심호흡을 한번 하며, 단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가 우리들임을 알고, 각자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사랑하며 살았으면 한다.

 

콘택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되었다. 언택트(untact)는 신조어로 접촉의 ‘콘택트(contact)’에 ‘언(un)을 붙인 비대면 활동을 가리킨다. 언택트는 단절이 아닌 콘택트의 진화이다. 콘택트를 위한 방편으로 언택트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 콘택트 사회로 나갈 수밖에 없다.

 

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언택트로 학생체험과 교원연수를 진행, 미래교육을 위한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탐색중이다. 유투브를 통한 ‘우리가족 랜선 체험여행’, 쌍방향 줌(ZOOM)을 통한 ‘융합과학학생체험교실’, ‘과학직무연수’등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톨릭대 신승환 교수는 바이러스 하나도 못 이기면서 초인류 진화라는 희망에만 부풀어 있다며, 생각, 일상을 바꾸는 문명의 전환시기로 모든 것을 원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 새 틀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의 현재와 우리의 삶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미시적이고 거시적으로 생각의 틀과 일상의 삶을 바꾸고, 보는 곳과 방법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존경할 어른이 부족하다. 물론 서로 존중하고 존경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요즘 유명 인사들의 막말과 자살로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고 있기에 책임감을 갖고 모범을 보여주는 어른들의 모범이 절실하다.

 

‘동물원과 유토피아’의 저자 장석주는 문명에서 야만으로 퇴행하는 ‘동물원’으로 한국사회를 각각 동물로 비유했다. 아버지가 사라져 버린 현대사회는 낙타를, 행복강박증이 불러오는 불행에는 사자를, 학벌주의에 병든 사회에는 원숭이를 투사시켰다. 무기력하기만 한 오늘날 아버지의 모습은 무거운 짐을 그저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낙타와 다를 바 없고, 막말을 서슴지 않은 인간 군상은 독거미 타란툴라로 비유하였다.

 

세상은 이미 변했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토크(talk)시대에서 언토크(untalk) 시대가 되었다. 부모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귀감을 보여주지 못하면 비대면 교육이든, 대면 교육이든 아무 소용없다.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OECD국가 중에서 자살 1위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인생의 꽃다운 나이인 20대가 경제·사회적인 이유로 가장 많이 자살하고 있다.

 

지금은 함께 상생하고 공존의 가치를 실천할 때이다. 반목에서 벗어나 따뜻한 말 한마디, 상처 주지 않는 고품격 언어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그것이 언택트 시대를 벗어나 행복한 콘택트의 시대로 가는 지름길이다. 코로나19로 어렵지만, 니체의 동물 철학을 거울로 삼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모두가 함께 갖기를 권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