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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코로나 이후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찾을 수 없다. 걱정스럽고 힘든 부분이다. 참 재미있고 견딜 수 없는 가벼움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때가 그립다. 아마도 정겨움이, 인간답게 사는 일정한 모습들이 그 안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아프고, 힘들게 했고, 우리의 귀한 일상을 앗아가 버렸다. 이것에 아주 무겁게 동의한다.

 

이전, 이후를 따져야 하는 것 중에 시급하고 꼭 필요한 것은 이 땅의 이주자들 문제이다. 잘 먹고 잘 살게 된 우리 사회에 가난하고 힘겨운 이주민들이 꿈을 안고 찾아든지 수십년이 지났다. 지금은 250만 명 시대라고들 한다.

 

이전에 한국사회는 이주민들을 ‘막’ 대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코리안 드림은 그야말로 대유행했고, 이주자들은 건강과 젊음을 담보로 한국으로 흘러들어왔다. 산업연수생 제도, 고용허가제 등이 편제되고 대응했지만, 거의 모두 기만적 임시방편의 허점이 많은 제도들이었다. 그리고 미등록노동자들의 갖가지 고충들이 한국사회에 부각되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람을 중요시 한다는 이 정부가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내 놓은 정책은 ‘방치’였다. 코로나에 위기에서도 노동자들이 확진되지 않은 것은 하늘의 도우심이다.

 

한국사회는 그들에게 공식적으로 방역용품, 마스크 한 장도 주지 않은 채 코로나가 피해 가기를 바랬다.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불법체류라는 이유로 법에 따라 그들에게 마스크 한장 줄 수 없는 한국사회였다.

 

바람대로 외국인 확진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다행이다. 그렇게 막 대하고 다루는데도 그들이 살아남았다는 것이 말이다.

 

코로나 이후는 조금 더 많이 달라지면 좋겠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특별한 사면, 그리고 그들의 건강을 체크해 주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조치들, 법을 만들면 좋겠다. 그들과 함께 살 수 밖에 없다. 그들과 함께 살려면, 그들을 특별대우 우대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서는 이주 노동자들로 인해 취직자리가 줄어들었느니, 그들이 우리 사회의 부를 챙겨가느니 하는 소리도 들린다.

 

부끄러운 짓, 부끄러운 소리 하지 말자. 그들이 잘 살면 우리는 덕분에 훨씬 잘 산다. 저출산과 노령화는 더 빨리 힘겹게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이때에 대비하고 함께 살 궁리를 미리 해야 한다.

 

최근 살펴보면 화재를 비롯한 대형사고 소식에는 여지없이 외국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얼마전 이천 화재현장에서도 있었고, 그 이전 대형참사 자리에 외국에서 온 노동자들의 이름이 있었다. 목숨까지 내어 놓으며 살아가는 노동자들, 건강과 젊음을 담보로 코리안 드림에 목숨거는 이들을 무심코 지나치기엔 겸연쩍지 않은가?

 

다시 한 번 주변을 살피며, 그들과 함께 살아나갈 궁리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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