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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죽단상]“우분트(UBUNTU)”

  • 김진용
  • 등록 2020.08.26 06:34:14
  • 인천 1면

 

2020년 1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몰하여 세상을 떠들썩한지 벌써 8개월째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물난리로 많은 지역이 괴로움을 겪었고 더위로 인해 잠 못 이루는 밤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는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 잊어버린 자연의 고마움을 상기 시켜준다. 또한 마스크를 쓰게 함으로써 막말을 자제하게 하였고 장마로 인간의 탐욕을 씻어 내렸다.

 

더위가 서서히 물러가며 싱그럽고 청아한 가을의 공기와 풍광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가을은 아름다움의 향기를 머금은 풍요와 사색의 계절이다. 가을의 맛과 멋은 우리의 눈으로, 코로, 귀로,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특히 가을은 단풍의 화려함과 낙엽의 쓸쓸함 그리고 황량한 겨울의 문턱이라 더욱 인간을 사색적·철학적으로 만든다. 요즈음의 시기를 ‘아름다움과 행복을 머금은 계절’이라 부르고 싶다. 정말 가슴이 설레고 기분이 상쾌하다. 이것이 바로 가을의 향기에 취한 행복한 인간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행복한 시기를 자유롭게 만끽하고 싶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바이러스 확진자수가 급증하였다. 먼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정부의 책임이 막중하다.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인 정책과 적합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내수 시장의 활성화 정책을 내세우면서 외식을 유도하는 정책을 제시하였다가 바로 취소하는 조치를 하여 국민들의 신뢰감을 잃고 있다.

 

또 전국에서 모여든 일부 국민들의 광화문 집회로 인해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다양한 생각의 주장과 대립은 통합적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주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 위기시기에 자신들의 주장과 논리를 관철시키고자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적절한 행동이 아니다. 이러한 행동은 전체를 위해 자신의 행동을 자제하고 하루 빨리 모두 함께 자유로움 가지고자 노력한 많은 선량한 국민과 그동안 밤낮으로 눈물겹게 노력하는 의료계의 노력에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금도 많은 국민이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으며 기업도 생존을 위해 밤낮을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창 배우고 즐겁게 활동해야 할 학생들은 등교도 못하고 친구들과도 거리를 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 중3, 고3의 경우 진학 시험도 연기해야 할 상황이고 각종 자격증 시험도 연기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취업 준비생들은 채용이 줄거나 없어져서 희망이 좌절로 바뀌고 자신감이 점점 없어져 정신적으로 우울한 상황으로 변해 가고 있다.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주고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 격려가 필요한 시기에 자신들만의 목적을 위해 다른 국민들의 자유와 기회를 억압하는 무책임한 행동은 자제하였으면 한다.

 

우리에게 지금 꼭 필요한 말이 있다. 바로 ‘우분트(UBUNTU)’다. 이 말은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써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어느 인류학자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매달아 놓고 먼저 도착한 사람이 그것을 먹을 수 있다고 규칙을 설명한 후 ‘시작’을 외쳤다. 아이들은 각자 뛰어가지 않고 모두 손을 잡고 가서 그것을 함께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인류학자는 아이들에게 “한 명이 먼저 가면 다 차지할 수 있는데 왜 함께 뛰어 갔지?”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우분트”라고 외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째서 나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 라고 대답했다.

 

더욱이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본능에 의해 행동할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의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이 가슴에 와 닿는다. 우분트는 나눔과 공유, 존중과 배려, 헌신에 중점을 둔 공동체 사상이다. 이 사상은 우리민족이 역사적으로 실천해왔던 공동운명체 사상과 동일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우리민족의 말에는 유독 ‘우리’라는 말이 많다.

 

언어는 그 민족의 민족성을 반영한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함께’라는 공동운명체적인 DNA를 가지고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 DNA가 위력을 발휘하였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가을의 향기와 함께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한 ‘우분트’를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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