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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풍경 속에 빠진 작가의 인간과 자연이야기

김혜진 두 번째 개인전 ‘Night-Light-People’

“언제부터인가 밤이 내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그 가운데서도 특히 내 마음을 빼앗긴 것은 달의 이미지다…이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행복했거나 슬펐던 기억 그리고 기억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버리고 싶은 이야기를 우주의 또 다른 별인 달이란 중간자를 통해 전달하며 내 순수의 깊이로 항해하고자 한다”(작가노트 중)

‘낯’과 대비되는 ‘밤’이란 시간은 인간에게 휴식과 위안을, 때론 지친 영혼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서양화가 김혜진은 이러한 밤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그리고 그속에서 ‘낯’의 이미지, 인간사를 돌아본다.
24일부터 30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리는 그의 두번째 개인전 ‘Night-Light-People’.
밤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 아래 가녀리지만 한없이 곱고 아름다운 꽃의 모습부터, 밀물이 밀려드는 스산한 초저녁 바닷가, 비가 떨어지는 어스름한 초저녁 호수의 풍경, 초연히 떠 있는 달과 검푸른 하늘 아래 드러누운 벌판, 눈보라가 치고 있는 까만 밤까지, 밤하늘 아래 펼쳐진 자연풍경이 더할나위없이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다.
밤풍경 속에 펼쳐있는 인간이 만든 도시문명도 그의 화폭속에 담겨진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이 번쩍이는 밤의 아스팔트, 휘황찬란한 도시의 네온사인에는 잠못 들고 뒤척이는 도시인의 번뇌와 삶에 대한 애착이 묻어있다.
작가가 담아낸 밤풍경은 단순히 그리는 작업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오브제를 사용해 더욱 서정성을 돋우고 있다. 튜브 속에 담아낸 젯소를 흔뿌려 내거나 골판지를 화면에 오력붙이고 꽃 모양의 단추나 비즈(beads)라는 장식용 오브제를 초벌칠 된 핸디코트의 피부 속으로 일일이 박아 넣어 어두운 밤 속에 인간과 자연의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묘사한다.
마치 지구라는 작은 공간, 그 속에 사는 인간이란 존재에서 벗어나 넓은 우주인이 된 듯한 작가의 이러한 심적 상태가 화폭으로 연결되고 있다.
미술평론가 김성호씨는 “밤은 세상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생명체를 쉼의 자리로 내몰며 스스로도 잠들어 버리지만, 잠 못드는 현대인의 문명의 밤 한쪽에는 이때서야 기지개를 펴는 또 다른 세상이 눈을 뜨기도 한다”는 밤의 양면성을 예로들며 “김혜진의 밤의 풍경은 우리에게 새삼 그 의미를 되뇌게 하는 또 하나의 풍경”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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