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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일의 오지랖] 복날과 개고기

 

 

복날은 7월과 8월 사이의 가장 더운 시기쯤 10일 간격으로 초복, 중복, 말복을 일컫는다. 복날은 몸에 기운을 보하여 더운 여름을 무사히 보내라는 일종의 관습적 식문화이다. 과거에 프랑스의 여배우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우리나라의 개고기 식용을 비판하면서 우리나라가 야만국가처럼 회자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브리지트 바르도의 조국인 프랑스도 한 때는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생또노레(Saint-Honore)라는 곳에는 개시장이 있어서 개고기 1kg에 2프랑 50센트 받고 팔았다고 한다. 사실 개고기 식용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남미와 북미 일부, 아시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개고기 식용문화 자체가 사라지거나 정부의 정책에 의해 개고기 식용이 사라지게 되었을 뿐이었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에 개고기 식용은 생존하기 위한 선택적 식문화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래도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거나 자발적으로 금식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먼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 개선이 충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전체 인구의 30% 정도로 세 집 중 한 집은 반려동물과 함께 삶을 영위하고 있는 꼴이다. 법제도도 이와 같은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동물을 학대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을, 동물 유기 시 3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다음으로, 이 땅의 현대인들은 과거 조선시대처럼 먹을거리가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개고기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듣도 보도 못한 음식들이 식당과 시장에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반려동물의 상징과도 같은 개를 식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영양과다로 인해 다이어트를 실천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지경이다.

 

한 때 재래시장의 한쪽을 점령하다시피 즐비했던 보신탕가게도 점차로 사라지고 있다. 얼마 전 경기도의 한 도시에서 보신탕 문화를 없애기 위해 실태조사를 했던 통계를 볼 수 있었다. 1980년대까지 수 백 개가 넘던 보신탕 가게가 현재는 10여 개 업소만 남아 있다고 한다. 그나마도 일부는 영업 중단을 고려 중이고 일부는 주인들의 나이가 많아 조만간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말 많고 탈 많았던 개고기 논쟁이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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