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국내 최대 크기의 주먹찌르개(길이 42cm)가 전곡선사박물관에 소장됐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지난 28일 ‘2025 전곡리유물 귀환 기념식’을 열고 최신 발굴품 2000여 점을 공개했다.
전곡리유적은 1978년 한탄강변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이듬해 국내 연합 발굴조사가 이어졌고, 한국 구석기 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국가적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동안 주요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 등 중앙 기관에 보관돼 지역에서는 일부만 전시됐다.
이번 귀환은 제도적 의미도 크다. 매장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발굴 유물은 원칙적으로 국가 귀속이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체 세트를 지역 박물관에 이관한 사례는 드물다.

이번 전곡리 유물의 위탁 보관은 2021~2022년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85-12번지 일원에서 진행된 발굴조사 성과를 토대로 국립중앙박물관·국립춘천박물관의 협조로 이뤄졌다. 조사기관인 겨레문화유산연구원도 학술자료를 함께 기증해 지역사회와 학계 모두에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이번 과정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꾸준히 추진해 온 지역 문화 활성화 정책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주요 발굴 유물을 해당 지역 박물관이 직접 전시·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고, 이번 사례 역시 그 흐름 속에서 마련됐다. 이는 지역 박물관과 중앙 기관의 협력 모델로 자리 잡으며 지역민이 자기 고장의 문화유산을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계기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주먹도끼 전문 박물관이지만 실제 소장품은 거의 없었고, 지금까지는 중앙박물관에서 일부 대여해 전시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귀환은 박물관이 처음으로 진정한 소장처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굴에서 가장 주목되는 발견은 길이 42cm에 이르는 대형 주먹찌르개다.
지금까지 확인된 국내 석기 가운데 최대 크기로, 구석기 제작기술과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다.
이 관장은 “주먹찌르개는 두꺼운 짐승의 가죽을 벗기는 칼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예술·상징적 의미도 지닌 도구였다”며 “이번에 발견된 대형 주먹 찌르개는 족장의 위세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확보한 유물을 정리·등록해 올해 하반기 상설전 개편에서 일부를 공개하고, 내년에는 특별전과 학술대회를 열어 연구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천군이 추진 중인 2029 세계구석기엑스포, 전곡리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업과도 연계할 예정이다.
전곡선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기념식은 전곡리 유물이 다시 지역의 품으로 돌아와 지역민과 국민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립중앙박물관과의 상생 협력을 바탕으로 구석기 문화를 쉽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