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그 신통함을 깨닫지 못하고 무심히 대하는 것 중에, ‘오감(五感)의 작용’이 있다. 인간은 ‘듣다’, ‘보다’, ‘냄새 맡다’, ‘맛보다’, ‘만지다’ 등 오감을 통해서 바깥 세계의 외물과 교감하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앎을 쌓아간다. 개인의 앎도 그러하고 인류의 지혜도 이를 바탕으로 쌓아 올린 것이다. 이렇듯 ‘느껴서 알고 깨닫는’, 인간의 지각(知覺) 작용은 오묘하다. 오감의 지각 작용은 인간이 자신을 존재론 차원에서 이해하려고 할 때, 의미 있게 다가온다. 가령 신화 이야기에 등장함 직한 가정을 적용하여 이런 물음을 던져보자. 금방 오감에 대한 존재론적 자각이 온다. 오감 중에 어느 하나에 특별히 초능력을 부여받을 수 있다면 당신은 어느 감각이 강화되기를 청하겠는가? 반대로 당신이 어떤 징벌로 이 중 어느 하나를 소멸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느 감각을 포기하겠는가? 이런 물음에 내 답을 구해 보는 일은, 나의 존재됨에 대해서, 그리고 내 존재됨의 조건에 대해서, 상당히 실존적이고 현상학적인 깨달음으로 우리를 나아가게 할 수 있다. 순정한 상상력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은 ‘청각’의 시·공간을 중시한다. 독일의 예술성 드라마가 라디오 드라마에서 발원하여 현대적 진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결연한 목적을 내세워 입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고의 또는 과실로 불법정보, 허위정보,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도대체 허위란 무엇인가? 1960년, 뉴욕타임스는 앨라배마에서 일어난 민권 운동 현장의 참혹함을 담은 광고, “그들의 높아지는 목소리를 들어라”를 실었다. 민권 운동에 앞장서고 있었던 남부 흑인 목사들의 연서로 큰 울림을 준 이 광고에는 거짓이 섞여 있었다. 진실과 허위가 뒤섞인 문제의 광고를 두고 앨라배마 몽고메리의 경찰을 감독하는 공공업무위원 설리번은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다. 그 유명한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 사건의 시작이다. 일부 광고 문구가 부정확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이 광고의 전반적인 내용을 바꾸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앨라배마주 법원은 뉴욕타임스가 설리번에게 50만 달러를 배상하도록 했다. 앨라배마주 역사상 가장 높은 금액이었다. 이후 유사한 소송이 줄지어 이어졌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를 “인종 분리주의자들의 무기고에 입고된 새로운 무기”라고 불렀다. 뉴욕타임
아라뱃길의 시작은 방수로(放水路) 건설사업이었다. 1987년 굴포천이 대홍수를 겪은 이후 물난리를 방지하기 위한 공사였다. 이때 방수로를 한강과 연결하면 서울~인천이 이어지는 운하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 1995년부터 민자로 경인운하사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경제성 등의 논란이 일면서 사업은 진전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른바 ‘한반도 대운하’를 외친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공공사업으로 본격 추진됐다. 2008년 국가정책조정회의는 한국수자원공사(현 K-Water)에 사업을 맡겼고 2009년 착공해서 2012년 개통됐다. ‘아라뱃길’이라는 이름은 이때 지어졌다. 애초에는 수로 화물 운송이 초점이 맞춰졌지만 물류 실적은 저조했다. 2012~2019년 아라김포터미널과 아라인천터미널의 화물 실적은 당초 계획의 10%도 못 미칠 정도였다. ‘실패한 아라뱃길’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2023년 우원식 의원(현 국회의장)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경인 아라뱃길의 10년간 물동량은 예측치의 0.9%인 24만8000 톤에 불과했다. 사실상 물류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이다. 우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선도사업으로 밀어붙여 수자원공사가 2조
안성시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이제 정책 논쟁이 아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말의 충돌이고, 시민을 볼모로 한 정치적 힘겨루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수정안 하나 없이 예산을 멈춰 세웠다”고 몰아붙이고, 국민의힘은 “졸속 예산을 통과시키는 것이 직무유기”라고 맞받는다. 서로의 말은 거칠어졌고, 입장문은 점점 길어졌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단 하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예산은 멈췄고, 시민은 불안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주장처럼 예산 심의는 조정과 협의의 과정이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끝까지 테이블에 앉아 수정안을 내고 계수조정을 해야 한다. 아무것도 내지 않은 채 ‘보류’라는 결론부터 선택했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회는 심의기관이지, 정지 버튼을 누르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문제 제기 역시 허공에 대고 외친 억지는 아니다. 보훈·SOC·안전 예산까지 기준 없이 삭감됐다는 의혹, 예산부서가 스스로 설명하지 못한 채 개별 부서에 “의원들에게 증액을 요청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정황은, 사실이라면 심각한 행정 실패다. 준비되지 않은 예산을 ‘일단 통과시키자’는 태도가 있었다면, 그것 또한 시민에 대한 책임 방기다. 결국 이
안성시 삼흥리에 위치한 A요양병원을 둘러싸고 환자 인권과 의료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운영 실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간병 인력 배치부터 의료행위 관리, 급식·위생, 기초생활수급자 재정 관리까지 문제 제기가 복합적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의 초점은 병원 운영을 넘어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의 역할로 옮겨가고 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해당 요양병원에서는 간병인 1명이 두 개 병실, 최대 8명의 환자를 돌보는 구조가 장기간 유지돼 왔다. 이로 인해 환자 위생 관리와 응급 상황 대응에 공백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중증 환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요양병원 특성상, 인력 부족은 곧 환자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 현장 관리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근무 의사들이 고령이라는 이유로, 일부 의료행위를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에게 사실상 맡겼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 또한 억제대 사용이 의학적 필요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 식사 질이 낮아 환자들이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급식과 위생 관리 문제 역시 논란이다. 조리사가 부재
연말이 되면 거리는 유난히 밝아집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불빛, 음악과 인사들. 모두가 같이 웃고, 같은 분위기로 이 계절을 지나야 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말이 언제나 그런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연말에도 혼자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누군가는 병원과 현장, 근무지에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냅니다. 또 누군가는 올 한 해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온 시간을 조용히 지나 보냅니다. 응급실에서는 오늘도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을 새우는 분들이 있습니다. 새벽 거리를 깨끗이 정돈하는 분들, 콜센터에서 민원을 받는 분들, 24시간 편의점을 지키는 분들. 연말의 화려한 불빛 뒤에는 언제나 그렇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연말을 이야기할 때 종종 '함께함'과 '행복'을 당연한 전제로 놓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늘 같은 장면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자리를 지키고, 누군가는 쉬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합니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연말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계절에 '행복'이라는 말보다 '존중'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떠올리게
가평군 지역사회에는 10년 가까이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이어온 인물, 자유총연맹 가평군지회 박경수 지회장이 있다. 그는 2014년 4월 취임 이후 확고한 국가관과 투철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와 지역사회 봉사를 삶의 중심에 두고 활동해 왔다. 박경수 지회장의 리더십은 형식보다 실천에 가깝다. 행사 위주의 보여주기 식 활동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생활밀착형 봉사를 강조해 왔다. 태극기사랑 운동과 통일·안보 교육, 자유민주주의 가치 확산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오면서도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데 힘써왔다. 그는 “국가관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제 삶으로 보여주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박경수 지회장의 대표적 활동으로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마음 나누고 행복 더하기’ 반찬봉사활동이 있다. 가평읍·북면·청평면 등 관내 30가구를 대상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이 봉사는 단순한 물품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직접 가정을 방문해 안부를 살피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 행정복지센터와 연계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반찬과 계절 과일을 전달하는
양평군은 지난 18일 별정우체국 경인지역국장단이 동절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랑의 연탄모으기 운동' 성금 300만 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금은 별정우체국 경인지역국 소속 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3000원씩 자발적으로 적립해 마련한 것으로, 경기도 내 시군을 순회하며 기부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양평군이 해당 나눔활동의 첫 기부 지역으로 선정돼 의미를 더했으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지속적인 나눔실천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정성 어린 성금을 기탁해 주신 별정우체국 경인지역국 직원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양평군을 첫 나눔의 시작으로 선택해 주신 데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기탁해 주신 성금은 기부자의 뜻이 잘 전달 될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기탁된 성금은 '사랑의 연탄모으기 운동'을 통해 관내 난방 취약계층의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김영복 기자 ]
구리갈매신도시연합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GTX-B 갈매역 미정차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회는 "GTX-B 갈매역 정차 여부를 두고 국토교통부·국가철도공단·민간사업자 간 막판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지난 12월 16일 국가철도공단이 발표한 GTX-B 갈매역 정차 타당성 검증용역 결과에서 B/C 1.45라는 매우 높은 수치가 도출되었음에도, 정차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인접 지역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있는 갈매동은 GTX-B가 정차 없이 통과 할 경우 하루 약 500회에 가까운 열차 운행으로 소음과 진동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지역으로 "갈매역 정차가 없다면 갈매동 주민들에게 일방적 희생만을 요구하는 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김용현 구리시의원이 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언급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10조를 근거로, GTX-B 사업비 분담의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조항은 광역교통시설 설치 시 ▲노선의 기능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연합회는 "갈매역에 정차하지 않는다면 GTX-B는 구리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