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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 태어난 김두한은 주먹세계의 대부 또는 의리의 사나이로 통했다. 그는 이승만 독재정권 때인 1954년 서울 종로을구에서 무소속으로, 박정희 독재정권 때인 1965년 서울 용산구 보권선거에서 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됨으로써 국회에 두 번 진출했다. 그는 1966년 9월 22일 삼성재벌의 사카린 밀수사건을 추궁하는 대정부 질의를 계속하던 중 미리 준비해간 오물(똥물)통을 정일권 국무총리, 장기영 부총리 등에게 끼얹는 경악할만한 행동을 했다. 결국 김의원은 이 사건으로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했다.
13일 국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주몽’에 악역으로 등장하는 부여의 ‘대소왕자’에 노대통령을 비유하면서 “나올 때마다 심각한 얼굴은 하고 있는데 잘 되는 게 없다” “외교·안보 문제를 국내정치 입지 향상에 악용한다” “동족이 적국 치하에서 고통 받는 것을 외면하고 굴종적인 평화를 위해서 조공을 갖다 바친다” “심지어 자기 나라 유민까지 갖다 바치려고 하고 있다”고 예시하면서  노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영화감독 출신으로서 ‘노사모’ 대표를 역임한 명계남씨는 ‘국민참여 1219’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 의원의 대정부 질문을 ‘함량미달 콘서트’로 비유하며 “(이 의원이)재벌그룹에서 펜 대질로 꿈지럭 거리며 우리경제 재단하고 노동자 피 빨던 70~80년대 한명숙 총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느냐”고 거세게 비난했다. 노동자의 피를 빨았다는 말은 흡혈귀라는 뜻이리라.
의협심이 투철한 주먹 출신 국회의원이 사회정의가 유린되던 현실에 울분을 참지 못해 국회에서 고관들에게 오물을 뿌린 것은 미화할 일은 못되지만 ‘가문의 영광’을 무효화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국회와 정치 주변에서 사람들이 편을 갈라 난폭한 막말들을 쏟아내고, 이 나라의 정치 수준을 끝없이 침몰시키는 행태가 여전함은 어인 일인가.  이태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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