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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을 잘하는 초등학생을 둔 담임선생님이 고민이 많았다. 어느 날 학부모를 초대하여 수업을 할 때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질문하고 손을 든 학생들에게 발언권을 주어 대답토록 했다. “ㅂ자로 시작되는 말은?” 한 학생이 대답했다. “바다요.” “그러면 ㄱ자로 시작되는 말은?” “강이요.” 선생님은 다시 “ㅎ자로 시작되는 말은?”하고 물었다. 그러나 아무도 손을 못 들고 막말 잘하는 학생만 손을 들었다. 선생님은 고민하다가 그에게 발언권을 주었다. 그는 “하룻강아지요”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안심하고 “하룻강아지 뜻이 뭐죠?” “졸라 겁대가리 짱박아논 새끼요!” 그래서 온 교실에 쓴웃음이 터졌다 한다.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도 막말 하면 세계의 대통령 가운데 으뜸을 다툴만한 실력을 지닌 것 같다. 대통령은 21일 민주평통 상임위 회의석상에서 바지에 손을 넣기도 하고, 때로는 주먹을 쥐고 흔들거나 책상을 치면서 “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서 형님 백만 믿겠다. 이게 자주국가 국민들의 안보의식일 수 있느냐?” “군대 가서 썩는다” “걔 완전히 돌았다 이런다” 이런 식의 막말을 쏟아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마치 드라마 ‘왕건’에 나오는 궁예의 말로를 보는 듯 해 처연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점잖은 것으로 정평이 있는 성직자도 때로는 막말을 한다. 24일 전남 나주성당의 주임신부는 교중 미사에서 1985년 나주에 발현하신 성모 마리아가 나주시 교동 경당에 모셔진 성모상을 통해 눈물과 피눈물과 향유를 흘리는 현상을 빗대 “설사 자녀들이 잘못했다고 해서 어머니가 긴 손톱으로 눈을 후벼 파서 피를 질질 흘리고 머리를 벽에 부딪쳐서 피를 줄줄 흘리고 칼로 손을 내리쳐서 피가 팍하고 터지게 하고…”라고 심한 막말로 성모 마리아를 모독했다. 일부 신자는 그 신부의 언행에 너무나 놀라 성체를 영하지도 못했다 한다. 누가 어디서 하든 막말은 이웃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진실을 호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태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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