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초대석]국회의원 안민석
[경기초대석]국회의원 안민석
  • 장충식 기자
  • 승인 2007.06.0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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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5일 오전10시, 파주 도라산 남측 출입관리사무소(CIQ).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안민석(42·오산) 국회의원이다. 손수 운전대를 잡은 채 방북 절차를 밟고있다.

지난 2005년에 이어 두번째다. 비록 하루일정에 불과했지만 속내는 넓고 깊다. 이른바 ‘통일여정’이다. 머지않아 평양과 신의주까지 달리고 싶은 것이 안 의원의 소망이다.

1일 늦은 오후에 안 의원을 오산 사무실에서 만났다. 낡고 비좁은 사무실이었지만 분위기는 새로웠다. 정치꾼이 아닌 정치인으로 살고싶다는 그의 철학과 닮아보였다.

두번째 승용차 방북…평화의 온도 높아졌어요

▲ 국회의원 안민석 <오산ㆍ열린우리당>
- 최근 손수 자가용을 몰고 북한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가 운전을 통한 방북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소감은.

▲분단된 조국에 정치인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차를 손수 몰고 월북을 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2년 전에도 같은 방법으로 방북을 했습니다. 그때는 그 의미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주위사람들이 그런 일이 있었나 되물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사례는 남북간 긴장완화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년전에는 북한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승용차 검사를 하면서 난리가 났었습니다. 성경책 때문이었습니다. 북측에서는 도저히 묵과할수 없다는 상황까지 갔었습니다.

결국은 성경책이나 잡지, 신문 등을 압수 당한 후에야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습니다. 성경책을 차에 싣고 통과했습니다. 2년 동안 남북관계가 개선됐다는 상징적인 체험이었다.

이번에는 개성까지 갔지만 앞으로는 평양과 신의주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머지않아 실현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 어떤 취지의 방북이었는 지 궁금합니다.

▲두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첫 째는 평양시내에 있는 운동장에 잔디를 깔아주는 일이었습니다.

10억정도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입니다. 잔디운동장 사업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지도 않아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북한에는 잔디 운동장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추가로 하나를 더 했으면 좋겠다라는 요청이 왔었습니다. 자금조달이 문제였는데 그것이 해결돼서 이번에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오산출신의 가수 장윤정이 북한에서의 공연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20대가 가기전에 평양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평양공연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를 했습니다. 실현 가능성은 반반의 확률입니다. 다음에 만나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 방북기간 논의된 협력방안은 무엇이며 나름대로의 성과도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잔디 운동장을 만들어 주기로 협약서를 체결했습니다. 장윤정 공연은 한번더 만나 논의키로 했습니다.

만약 공연이 실현되게 되면 오산시장이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남북 긴장완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국가나 민간단체에서 이뤄지는 대북정책이나 협력사업의 경우 대외적인 여건에 따라 변곡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교류확보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남북관계 문제를 생각할 때의 전제는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 우리나라의 지난 60년대 상황과 흡사합니다.

밤에는 칠흑같은 어둠 뿐입니다. 전기사정 때문입니다. 식량난도 매우 심각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동족애를 가지고 바라봐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퍼주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측과 북측의 경제격차는 50∼60배 정도입니다.

아울러 남북관계는 우리 맘대로 할 수 없으니까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에 대한 이해를 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접근은 지양해야 합니다.

- 이번에는 선거구인 오산시의 문제입니다. 의원님께서는 교육,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의정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오산은 작은 도시입니다. 인구도 작고, 협소합니다. 그러나 오산시 주위를 보면 4개의 큰 도시가 존재합니다. 수원, 용인, 평택, 화성 등 조만간 100만 인구가 될 거대한 도시들입니다.

10년이 지나면 인구가 넘쳐날 것입니다.

이 4개 도시에 끼여있는 작은 소도시 오산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은 정보지식 도시로 도약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지식정보화를 브랜드로 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핵심이 교육입니다.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면 자연스레 오산의 정주만족도도 높아집니다. 인근 도시에서도 오산으로 교육을 보낼 만큼 경쟁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 인근 도시들도 교육 인프라 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오산이 이들 도시와 경쟁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인데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육은 돈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좋은 학교 의미는 좋은 선생님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끌어들이고, 어느 도시보다 열심히 가르치더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교육 문화와 정서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오산시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의정활동 기간 나름의 성과와 어려웠던 점은.

▲국고를 확보해 설립하는 운암도서관이 어제 기공식을 가졌습니다.

처음으로 따낸 국고입니다. 오산천에 대한 관심도 나름대로의 성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산천은 이제 주민들이 즐겨찾는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경험미숙입니다. 정치 초년생의 어려움을 성실함으로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

-최근 24시 택시민생체험, 환경미화원 체험 등 현장중심의 지역활동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의원이 되면서 기성 정치인들과 달라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로하는 정치는 하기 싫었습니다. 택시운전기사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택시 운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택시 운전 기사 자격증도 땄습니다. 한두달에 한번씩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의 경우 전시성 행동으로 한 두시간 하고 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왕 하려면 똑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벤트용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택시기사들이 일하는 시간만큼 똑같이 일하고, 환경미화원이 일하는 새벽시간에 똑같이 일해야 그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진정성을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내가 본 정치인들 가운데는 말하고 행동이 다른 분도 있습니다.

누구나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말로는 서민정치를 외치면서 노는 물은 가진자들과 어울립니다.

서민정치를 하려면 서민답게 놀아야 합니다. 말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해야 합니다.

서민들과 교류하면서 얼마든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현장에서 느낀 서민들이 가장 바라는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먹고살기가 가장 어렵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경제라는게 하루아침에 나빠지고 좋아지지 않습니다. 오랜기간에 걸친 문제입니다. 경제문제는 차기 정부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대안들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이 교육문제입니다. 지난해 2만3천명의 오산 학부모 전체를 대상으로 교육설문조사 즉, 전수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44%가 교육문제 때문에 오산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정주의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집을 지키려는 의식이 없는데 시장이나 정치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할 수 없습니다.

- 학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어떻다고 생각합니까.

▲교수와 정치인은 천국과 지옥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교수는 거지와 똑같은 점이 있습니다.

될때까지가 힘들지 되고나면 그것보다 편한게 없습니다.

힘든시간을 보내고 나면 이보다 좋은 것이 없습니다. 방학도 있고, 진짜 천국입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정치인은 3D업종입니다. 그러면서도 욕은 욕대로 먹습니다. 놀려고 하면 이것보다 더 좋은 건달짓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일을 제대로 할려면 한도끝도 없는 직업입니다. 참 이상한 직업입니다.

그래도 새로운 정치를 해보려고 나섰는데 기성정치에 물들지 않고, 안민석만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신을 가지고 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으로 평가받을 생각입니다. 처음부터 재선을 위한 정치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정치꾼은 다음 선거을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이고,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나머지 1년동안 후회없이 열심히 하겠습니다.

- 통합론은 정치권의 최대이슈입니다.

▲지난 2월에 탈당을 하려고 뜻을 굳혔습니다. 그러나 지도부에서 4개월만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6월까지 어떻게든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했습니다.

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탈당을 하는 것인데,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그 시안이 이제 보름앞으로 다가 오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지도부에 대한 별다른 압박은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6월10일까지도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지도부도 책임을 지고, 당도 해체를 하고, 의원들도 개인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을 해체해서 더 잘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모습은 보여줘야 합니다.

- 지역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간단합니다. 사랑과 애정으로 성원해 주고 잘못한 부분은 질책해 주셨으면 합니다.

열심히 하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민석 의원은

안민석(오산·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은 학자 출신의 정치인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거쳐 북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학교에서 사회체육학부 교수로 재직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준비위원회 공동대표, 열린우리당 체육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국회 문화정책포럼 대표의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치꾼’이 아닌 ‘정치인’으로서의 삶이 그의 정치철학이다. 택시운전자격증 취득 등 서민속으로 파고드는 의정활동을 통해 기성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대담=조윤장 오산담당 부국장·구대서 정치부장/정리=장충식기자 jc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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