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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조의 희말라야 여행기<18>

히말라야와 함께한 호반 위의 휴식 - 외길따라 포카라로

시장 너머 성스러운 마차푸차레 (6천993m)의 뾰족한 설벽이 눈에 들어온다.

시장 가운데 있는 듯 가까이 솟았다.

포카라는 기후가 온화해서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폐와 호수’와 세티콜라 뿐 아니라 주변지역에 호수가 여럿 있고 빙하가 녹아 모인 탓인지 물이 맑다.


* 희망을 꿈꾸는 마오이스트 - 내 몸은 더운데 네 마음은 춥겠지

태국으로 나가는 비행기 편의 컨펌(좌석 확인)을 부탁하고 두 여학생과 함께 포카라를 다녀오기로 했다. 그린라인 버스를 타고 가는데 중간 휴게소에서 닭튀김과 달밧 등의 식사도 함께 제공해 주었다. 카트만두를 벗어나니 산세가 험하고 강을 따라 외길만 있을 뿐이다. 기후는 어느새 더워지고 있다. 아열대 기후 속으로 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길가의 풀이며 꽃들도 새롭고 더위를 받은 녹음이 짙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8천m 급의 산이 즐비한 히말라야의 나라가 추울거라고 하지만 네팔의 날씨는 주로 아열대 기후다. 북쪽의 히말라야 지역은 당연히 추울 테지만, 포카라나 남쪽 지역의 날씨는 덥다. 카트만두도 제주도 보다 따뜻하다. 세계의 자연유산인 치트완 국립공원에는 코뿔소를 포함한 더운 지방에서 사는 동물들이 있고 말라리아를 조심해야 한다.

포카라로 가는 외길에는 몇 군데 검문소가 있었는데 마오이스트라고 불리는 반군세력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의 여러 곳이나 도심 내 지하세력으로 활동하고 있어 정부군이 수색을 한다. 하지만 형식적인 수준이고, 그린라인처럼 비싸고 외국인이 주로 타는 차량은 검색하지 않는다.

 

마오이스트 역시 외국의 원성을 사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고 여겨 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간간이 있는 폭탄 테러나 상호 충돌에서도 외국인이 위협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안나푸르나 지역의 트레킹에서는 마오이스트가 나타나 통행세 명목의 후원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마오이스트는 마오쩌뚱 주의자라는 말인데 왕정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10여 년 전 무장을 하면서 형성되었다. 외곽지역을 장악하고 도심에서 지하세력으로 활동하는데 상업지역의 태업을 주도하거나 교통수단을 마비시키는 등 집단행동도 하고 테러, 납치도 벌인다.

여행 중에 버스나 택시의 파업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간 내전을 통해 만 삼천 여명이 희생되었고, 2001년에는 왕실의 유혈극으로 존경받던 비렌드라 국왕과 왕비, 공주 등 10명이 사망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후 왕위를 계승한 동생 갸넨드라가 사건 배후라는 의혹이 퍼지면서 국민적 반감이 극도로 확산되었다.

 

2006년 11월에 마오이스트는 무장해제와 내전종식에 합의하고 잠정정권을 출범시키기로 하였다. 2007년 하반기에는 마오이스트 주도의 총선거가 실시되고 제헌의회가 구성될 것이라 한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왕정의 존폐 여부도 총선거 이후 결정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UN의 요청에 따라 평화협정 이행 감시단(UNMIN)을 파견(2007년 3월, 5월)하였다.

* 포카라와 성산 마차푸차레- 탁 트인 하늘과 호수 위에 비친 여백

폐와 호수를 지나 포카라에 있는 한국인 숙소를 찾아 드니, 마당의 잔디며 주변이 카트만두와는 다르다.

2층 방에 짐을 부리니 귀여운 도마뱀들이 벽을 타고 기어 다닌다. 주변이 조용해 옥상에 서서 탁 트인 경관과 마차푸차레(6천993m)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

포카라 주변의 폐와 호수를 걸어 시내버스를 타고 세티 콜라(협곡)-세티 건더키(강), 시장(초크) 구경에 나섰다. 우리의 추석 격인 더샤인이 다가와 시장이 번잡하다. 복잡한 시장에서 더운 지방의 과일들을 구경하고 사먹기도 하고, 출출한 김에 튀김집에도 들렀다.

 

물은 그다지 맑지 않으나 옥빛으로 흘러가고 있고, 멱을 감는 일가족도 눈에 보인다. 휘감아 돌아가는 꽤나 크게 흐르는 강인데, 도로에서 강 표면까지가 깊어 내려가는데 시간이 걸린다. 거대한 바위를 오랜 세월 갈아내어 깎아 낸 강의 모습은 사진으로 보던 그랜드 캐년을 생각나게 한다.

 

 

다시 철교 쪽으로 걸어 올랐더니 쓰레기가 쌓인 철교 위쪽으로는 강이 아니라 협곡이라 좁은 바위틈으로 물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린다. 얼마나 깊게 바위를 가르며 물이 흐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시장 너머 성스러운 마차푸차레(6천993m)의 뾰족한 설벽이 눈에 들어온다. 시장 가운데 있는 듯 가까이 솟았다. 우연히 시골스런 박물관을 보게 되었다. 쉬는 날이라는데 포카라 지역의 역사를 담고 있는 박물관의 정원이 소박하게 꾸며져 있어 발길을 잡는다.

이온 음료수 포카리 스웨트는 호수를 뜻하는 포카라의 이름을 딴 것이다. 포카라는 기후가 온화해서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폐와 호수와 세티콜라 뿐 아니라 주변지역에 호수가 여럿 있고 빙하가 녹아 모인 탓인지 물이 맑다. 일찍부터 서구인들이나 일본인들이 진출해 휴양지를 지었고, 일본에서 이온음료를 만들면서 이름을 가져다 썼다.

◎ 포카라에서는 어디에 가볼까?

- 폐와 호수: 길이 9.6km, 폭3.2km의 자연호로, 네팔에서는 두 번 째로 큰 호수라고 한다. 호수 주변에 있는 선착장에서 배를 빌려 노를 젓는 것은 네팔에서 가장 여유로운 한 때로 기억될 것이다. 선착장에는 정해진 요금을 명시해놓고 있고 가격도 대동소이하나, 흥정을 잘 하면 싼 가격에 배를 빌릴 수도 있다.

 

날이 맑으면 성산 마차푸차레가 선명하게 보인다. 호수 중심에 있는 작은 섬에는 힌두 사원인 버러히 버그와띠 사원이 있다. 배를 타기 전에 약간의 간식과 음료를 잊지 말 것. 뱃놀이가 더 즐거워진다.

- 사랑 고트: 페와호수의 뒤편에 위치한 해발 1천700m의 작은 언덕이다. 이곳에서는 안나푸르나 전경을 볼 수 있는데, 혹자는 트레킹에서 본 것 보다 더 아름답다고 할 정도로 전망이 좋다. 안나푸르나를 보는 반대 방향으로는 페와호수와 포카라 시내의 모습이 보인다.

 

사랑고트는 긴 일정의 트레킹을 하기 힘들거나 트레킹이 육체적으로 힘든 분들에게 좋은 일일 트레킹이 될 수 있다. 사랑고트는 레이크사이드에서 3시간 정도 걸어가면 있다.

 

 

-티벳난민캠프: 포카라의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카페트나 숄, 모자, 슬리퍼 등 다양한 수공예품을 팔고 있어 구경과 쇼핑이 즐거운 곳이다.

※포카라의 상징인 마차푸차레 봉은 ‘물고기 꼬리’라는 뜻으로, 직접 가서 보면 왜 마차푸차레가 물고기 꼬리인지 알 것이다. ■ 자료출처: 네팔짱 (www.nepal-jj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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