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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객원 논설위원>

태극기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기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자기 나라를 대표하는 국기를 가지고 다른 나라와 차별성을 유지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기는 그 나라의 정신을 담아 그것을 통해 국민의 자부심과 보람을 결집시키는 동인(動因)으로 작용한다. 일제시대에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만행에 맞서 국내에서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폈던 애국지사와 국민들은 1919년 3월 1일 일제히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로 나와 만세를 불렀으며 그 후로도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뜨거운 눈물 흘리며 조국이 해방되기만을 빌었다.

조국은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자마자 이데올로기 면에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갈라지고 국토는 남북으로 동강나는 비극을 겪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입각한 대한민국 정부는 구한말부터 일제시대를 거치며 지켜온 태극기를 국기로 삼았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인공기를 국기로 채택했다. 대한민국은 태극기의 나라요, 태극기는 대한민국이 깃발이다. 그러나 6월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 주요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때 태극 문양이 오목한 부분과 볼록한 부분이 거꾸로 그려진 ‘불량 태극기’가 그대로 국민들에게 비쳤다. 이를 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문제의 태극기는 지난 4월말 이후 보통 한 달에 한 건 정도인 대통령 영상메시지 촬영 때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국민들의 제보를 받은 직후 문제의 태극기를 폐기했다.

이것은 작지만 큰 실수인 것 같다. 작다는 말은 남북한이 하나 되자 해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배제하고 흰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를 그려 넣은 ‘한반도기’를 흔드는 사람들의 눈에는 잘 못 그려진 태극기가 대수롭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요, 크다는 말은 우연이겠지만 대통령과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가 엇박자를 이룬 현상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 산중의 흙담집까지 불량 태극기가 더 이상 나부끼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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