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 맑음동두천 11.4℃
  • 맑음강릉 9.8℃
  • 맑음서울 13.3℃
  • 맑음대전 12.4℃
  • 맑음대구 10.5℃
  • 맑음울산 8.8℃
  • 맑음광주 13.5℃
  • 맑음부산 11.2℃
  • 맑음고창 10.0℃
  • 구름조금제주 14.5℃
  • 맑음강화 11.9℃
  • 맑음보은 9.6℃
  • 맑음금산 9.1℃
  • 맑음강진군 12.6℃
  • 맑음경주시 7.8℃
  • 맑음거제 10.4℃
기상청 제공

[NGO칼럼]검찰 도곡동 땅 수사발표 그릇된 처신

 

지금은 내일의 이 나라 운명을 좌우하게 될 수도 있는 대통령 선거를 불과 수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더구나 현재까지의 여론조사를 감안하자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예비후보들이 현 집권세력에 반대되는 진영에 있고, 더욱이 그 반대 진영에 있어서는 본선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일정이 초읽기에 들어가 있는 민감한 시점이기도 하다.

오늘의 시기가 그러하다 보니, 특히나 정부의 각급 기관들에 있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들의 처신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야 함이 지극히 당연한 노릇일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이 나라 검찰은 시민단체 일각에서 진즉부터 예견해왔던 바 그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그릇된 처신을 결국하고야 말았다.

그간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돼 왔던 도곡동 땅 실소유주 조사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 발표가 그러하다.

검찰은 지난 13일 “도곡동 땅 가운데 김재정씨 명의의 지분에는 이상이 없으나, 이상은씨 명의의 지분은 제3자 차명 재산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정상명 검찰총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도곡동 땅 가운데 이씨의 지분은 ‘제3자 소유’로 의심된다고 발표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진짜 모르지만 이상은씨 것은 아니다. 이씨와 당사자 외에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더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정 총장은 특히 정치권의 ‘경선 개입 의도’ 주장에 대해 “검찰은 실체적 진실만 캐기 위해 수사한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기가 찰 노릇이다. 가뜩이나 유력 예비후보간에 네거티브 공방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는 이 판국에, 더구나 노 대통령과 사시 동기이며 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 받은 검찰총장이라는 분이 앞에서와 같은 검찰의 발표에 대해 “실체적 진실의 전부”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우리 검찰의 명예에 누를 끼칠 소지가 다분하다고 할 것이다.

발표 시기도 예견된 시점이기도 하지만, “제3자 소유”라는 표현을 과감히 선택했다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것이라기보다는 도리어 실체적 진실을 호도하는 데 더욱 유용하도록 방기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눈치 빠른 국민들은 누구나 곧바로 알아차리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항시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곳이 바로 검찰이요, 국정원이다.

옛말에 배 밭에 가서 갓끈 매지 말고 오이밭에 가서 신발끈 매지 말라는 말이 곧 오늘의 이 시기에 자신들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쯤은 우리 검찰이 모를 리 전혀 없다.

그런데도, 검찰이 유력 주자간의 다툼이 치열한 이 시기에 경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이 미쳐질 수도 있는 애매한 표현으로 이 같이 수사 발표를 해놓고서는 ‘경선에 개입할 의도가 없었다’고 어찌 감히 발뺌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사람이 한 번 의심을 하자면 끝이 없는 법이라고도 하지만, 검찰은 일찍이 ‘국민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망발을 서슴치 않은 적이 있고, 국정원의 문건 유출 사건과 X-파일 작성 논란은 이미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혹시나”를 “역시나”로 바꿔 놓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지 않은가.

8월말을 넘기면 안 된다는 “무호남 무국가”를 제창하신 어느 원로분의 고언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청와대는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지적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엊그제 남북정상회담 성사 소식을 전함으로써 국민들의 가슴에 기대 반 우려 반의 두근거림을 안겨주었다. 그러더니 이제는 검찰이 바통을 이어 받아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정당의 유력 주자간 경선에 치명타가 될 엉뚱한 발표를 함으로써 또 한 번 국민들의 가슴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이에 실로 이 나라 집권세력들의 선거개입 의지가 김대업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함이란 전혀 없어 보인다 말을 하자면 지나치다 말할 사람이 그 몇이나 될까.

이제 국민 된 한 사람으로서 꼭 한 가지만 당부하고자 한다.

정권도 좋고 영예도 좋지만 우리 선량한 국민들을 더 이상 얕잡아 보는 일만큼은 부디 하지 말아 주기를 말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