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칼럼]광주비엔날레와 수원 화성 복원사업
[편집국장칼럼]광주비엔날레와 수원 화성 복원사업
  • 경기신문
  • 승인 2007.09.0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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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2천억원 지원 화성 복원사업 지원엔 난색
세계에 자랑할 문화유산 개발 소극적 정부 부끄럽지 않은가
▲ 김찬형 <편집국장>
● 사적 복원 외면은 정부의 직무유기다.

‘2617:481:156’. 과거 간첩들이 쓰던 난수표가 아니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의 ‘화성’의 복원사업에 투입된 수원시 예산:도비:시비의 액수(억원)다. 화성은 지난 1963년 1월 20일 사적(史蹟) 3호로 지정됐다. 그리고 지난 1997년 12월 1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화성 행궁은 금년 4월 1일 사적 478호로 지정됐다. 연간 15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화성은 이제 수원의 자부심이자 경기도의 자랑거리이고 전 세계에 내놓을 만한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라 할 만하다. 그런데 화성의 복원에 드는 사업비 투자내역을 보면 이런 거창한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수원시는 지난 1996년 1단계 사업을 시작해 오는 2020년까지 1조9천922억원을 투입해 조선시대 정조때의 옛 모습을 완전히 재현한다는 야심찬 대역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비 투자내역을 보면 수원시만 발버둥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재까지 투입된 3천334억원가운데 시비는 80.9%인 2천697억원에 이른다. 반면에 도비는 14.4%인 481억원,국비는 4.7%인 156억원에 불과하다. 사적은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원칙을 감안하면 정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 정치권도 반성해야 한다

화성을 옛 모습대로 복원하는 ‘화성성역화’사업 및 관련 법안 처리가 수년째 지연되면서 국비지원도 차질을 빚고 시민들은 수십년동안 재산권 행사에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2004년 말. 한나라당 남경필(수원 팔달구) 의원과 열린우리당 심재덕(수원 장안구) 의원은 정조대왕 당시 축조된 화성을 국책사업으로 복원하겠다는 선거공약에 따라 각각 ‘세계문화유산의 보존 및 정비에 관한 법률(안)’과 ‘화성복원 및 보존에 관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 법안은 화성 복원을 위한 국비지원의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야당안은 화성을 포함해 석굴암·불국사·해인사 등 세계문화유산 모두를 국가 차원에서 보존·정비하는 내용인데 반해 여당안은 화성 복원만을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 열린우리당 심재덕·이기우(현재는 무소속) 등 수원지역 여야 의원들은 지난 2005년 2월 16일 국회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국회에 제출한 세계유산의 보존 및 정비에 관한 법률안(남경필 의원 대표발의)과 화성복원 및 보존에 관한 특별법안(심재덕 의원 대표발의)을 수정, 단일안을 도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3년째 단일안 도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내년 4월 18대 총선을 앞두고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번 17대 국회에 남 의원이 발의한 ‘세계문화유산의 보존 및 정비에 관한 법률안’과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수원 장안)이 발의한 ‘화성복원 및 보존에 관한 특별법안’이 아직도 계류 중이다.

● 고군분투하는 수원시

수원시는 구시가지에 있는 길이 5.74㎞의 화성과 성곽내 40만평을 오는 2020년까지 정조대왕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화성 성역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공원 등을 제외한 20만평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1조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지원되는 정부예산은 연간 5억∼10억원에 불과하다.

수원시는 자체예산으로 매년 500억원을 마련해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최근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에 역사박물관 건립비 가운데 25억원, 화성박물관에 46억원, 화성행궁 복원에 33억원, 연무동 문화재정비구역 정비에 60억원 등 139억원을 2008년도 국비지원분으로 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동안 보여 준 정부의 무성의(?)가 변하지 않는다면 국비지원이 얼마나 이뤄질 지 의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선 후보나 김문수 지사 등이 화성에 대한 국바지원의 중대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최근 수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선공약’으로 화성복원에 대한 국비지원을 약속했다. 또 경기도지사에 취임한 뒤 1년에 동안 발이 부르트게 뛰며 1천억원대의 국비를 받아 낸 김문수 지사도 “국비확보와 도비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지난 8월 31일 경기도내 기관, 단체장, 언론계 사장단 등의 친목모임인 ‘기우회’에 참석한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도 “화성복원에 국비 지원이 최대한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2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광주비엔날레엔 무려 2천억원의 국비를 투입했다.그런데 관광자원으로 대대손손이 먹고 살 수 있고 우리나라가 세게에 자랑할 문화유산인 화성에 여지껏 투입된 국비가 156억원뿐이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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