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래시장 상인들은 소비자들 만큼이나 벌써 들떠 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의 틈바구니에서 매출은 나아질 미가 없어 그다지 희망적이지는 않다.
여전히 재래시장 경기는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래시장별 희비도 다소 엇갈리고 있었다.
인근에 대형 유통업체가 있는 재래시장과 다른 상권 형성없이 독자적인 상권을 형성한 구 재래시장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소규모 점포들로 구성된 수원 매탄 재래시장은 인근에 대형 유통업체가 없어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
건어물 도·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섭(49·매탄시장상인회 부회장)씨는 “이곳에서 16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데 8년전 보다 매출이 30%정도 줄었다”며 “그래도 지난해의 매출수준은 유지 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탄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차원의 경품행사 등 이벤트성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어 줄 것을 시에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전부터 청과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임모(50)씨는“최근 매탄시장내 같은 청과점이 3군데가 더 생겼다”며 “아직 시장주변의 시민들이 매탄시장을 자주 이용하고 있어 매출에 큰 지장은 없지만 상품의 다양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 백화점을 끼고 있는 역전시장은 사정이 달랐다.
역전시장은 인근 애경백화점에 의해 상권을 빼앗긴 채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 의류점과 포목점, 옷수선점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다 식료품 관련 시장이 즐비한 탓에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는 형편이다.
H이불점을 운영하는 A(50·여)씨는“주변 대우프루지오에 사는 주민들 조차도 대부분 애경백화점으로 가기 때문에 역전시장의 점포수는 늘었다지만 고객수는 예전 그대로다”며 “포목점의 경우는 대목때가 평소보다 더 매출이 안 좋다”고 호소했다.
해물가게를 운영하는 B(60)씨는 “연일 쏟아지는 비로 인해 고객수가 더 줄었다” 며 “경기불황으로 자금도 안돌고 있는 상황에서 화풀이 할 대상은 정부 밖에 없다”고 말끝을 흐렸다.
역전시장관리사무실 관계자는“역전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근 시, 도에 요청해 지하점포 700여평에 젊은층 고객을 끌 수 있는 먹거리 음식점을 마련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순대골목으로 유명한 지동시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재래시장특화 사업이 많이 진행돼서 인지 다른 재래시장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붐볐고 한층 활기를 띠었다.
지난 7월 25일부터 점포 20여개가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새단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수인떡집을 운영하는 이모(51)씨는“도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힘을 쓴 결과 순대 등의 먹거리를 찾는 젊은층이 많아지면서 시장이 활기를 찾았다”며 “그 영향으로 주변 재래시장의 식료상점들도 매출향상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B수산점을 운영하는 C씨는“솔직히 3번에 걸쳐 리모델링 공사를 해야만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그 예산으로 지동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편의차원에서 주차공간 확보에 신경쓰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래시장 상인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품목 차별화와 공격적 마케팅, 정부의 세제혜택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