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토지보상·판결불만에 방화”
“숭례문 토지보상·판결불만에 방화”
  • 최승우 기자
  • 승인 2008.02.1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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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방화범 범행 자백
국보 1호인 숭례문 방화는 토지보상 문제와 과거 방화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70대 동일 전과자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갖고 피의자 채모(70) 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은 뒤 공범 유무 등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채씨는 1997~1998년 고양시 일산에 있는 자신의 토지가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시공사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판단, 관계기관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회적 불만을 품고 숭례문에 불을 지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채 씨는 같은 이유로 2006년 4월 창경궁 문정전에서 불을 질렀다가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채 씨는 경찰에서 “보상문제와 창경궁 문정전 방화 사건으로 추징금을 선고받은데 대해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채 씨 집에서 발견된 ‘오죽하면 이런 일을 하겠는가’라는 제목의 4장짜리 편지에도 토지보상금 문제, 민원 제기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한 서운함, 사회에서 받은 냉대 등의 이야기가 빼곡히 담겨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채 씨는 10일 오후 8시45분쯤 숭례문 서쪽 비탈로 올라가 접이식 알루미늄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안으로 침입, 2층 누각으로 올라가 1.5ℓ 페트병에 담아 온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여 1,2층을 전소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채 씨는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숭례문을 사전답사하는 등 치밀한 사전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채 씨는 11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의 합동 현장감식에서 발견된 접이식 사다리 중 1개에 대해 “내가 사용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채 씨의 자백 외에도 채씨의 아들(44)로부터 “아버지가 범행 사실을 고백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채씨 집에서 압수한 회색 점퍼, 검은색 바지, 운동화, 가죽장갑, 사용하고 남은 시너 6ℓ 등 증거품을 정밀 분석 중이다.

경찰은 채 씨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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