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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경비 노려 숭례문 선택”

방화범 “다른 문화재는 경비시스템 삼엄”

국보 1호 숭례문이 방화 대상으로 지목된 것은 경비가 허술하다는 점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12일 브리핑에서 “피의자 채모(70) 씨가 경비가 허술하고 접근이 쉬워 숭례문을 방화 대상으로 삼았다고 자백했다”며 “종묘와 같은 다른 문화재는 야간에 출입이 통제되는 등 경비 시스템이 삼엄해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숭례문이 야간 경비가 엄하지 않은 데다 일반의 접근까지 용이해 방화 위험을 안고 있었다는 사실은 일각에서 줄곧 지적하던 사안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뚜렷하게 확인됐다.

숭례문 관리자는 평일에는 3명이 상주하지만 휴일에는 1명으로 줄어들고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는 폐쇄회로(CC)TV와 적외선 감지기 등 무인시스템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게다가 서울시는 2005년 5월 숭례문 주변에 광장을 만들면서 주변에 횡단보도 5개를 놓아 관리에 비해 일반의 접근이 지나치게 쉽도록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채 씨는 야간과 휴일에 노출되는 숭례문의 이 같은 허점을 두 차례의 사전 답사만으로 완벽히 간파하고 손쉽게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채 씨가 범행에 사용한 도구는 사다리, 시너 3병, 라이터 1개였다”며 “아무런 제지도 없이 사다리로 턱 하나만 넘고 들어가 시너 3병 중 1병을 쏟고 2개를 옆에 놓은 채 불을 놓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화 후 숭례문을 내려와서는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잡아탄 뒤 근처 지하철역에 도착해 유유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채 씨가 2006년 창경궁 방화 때 기피한 경복궁과 최근 숭례문 사건 때 포기한 종묘는 출입통제 시간이 엄격한 데다 전경대의 지원을 받거나 전문 방호원들을 따로 고용하고 있어 허탈한 사고가 일어나기 힘들다는 평가다.

경복궁은 전경 200명이 2시간 간격으로 24시간 교대 근무를 서고 일몰 후 출입이 전면 통제되기 전에는 경회루와 근정전 등 주요 포스트 10개를 직원들이 2명씩 지키고 있다.

종묘는 방호원 10명과 시설 관리자 20∼30명이 관람객 출입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겨울 5시 30분)까지 수시로 순찰하며 무전 교신을 통해 수상한 이를 색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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