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향기] 미술평론가 장준석 씨
[문화의향기] 미술평론가 장준석 씨
  • 김진경 기자
  • 승인 2008.03.18 19:00
  • 댓글 0
  • 전자신문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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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습 고스란히 담긴 文化는 人生의 거울

따뜻한 햇살이 “봄이 왔어요!”라고 속삭이는 시점. 봄날처럼 따뜻한 시선을 간직하고 있는 미술평론가 장준석 선생을 만났다. 미술평론? 비평? 딱딱한 직업이란 느낌이 강하다.

시멘트같이 굳어버려야할 인터뷰가 실타래 풀어내듯 풀어진다. 예상은 빗나가면 유쾌한 법. 직업에 대한 첫인상은 말과 말, 대화와 대화 속에서 사라져 갔다.

시선과 시선 사이에 눈빛으로 대화하는 그와의 인터뷰는 배경으로 자리잡은 그림에서 묘한 동질감을 발견해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터뷰는 그림이 다가서듯 인간성의 어색함을 평면성 속으로 넣어버렸다. 수다스럽다는 느낌조차 모두 잠재울 만큼 그와 어우러졌고, 1시간30분의 시간은 흘러서 내렸다.

계절은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한국적임을 찾아 작가들과의 ‘티 타임’을 즐길만한 인물로 왜 장준석이 어울리는지 알게된 소중한 시간이었다.<편집자주>

그의 생각, 즉 ‘문화란 발달된 곳에서 세련된 것이 나오기에 세련되고 나은 삶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애매모호하지만 한곳으로 흐르는 생각의 요지가 담겨있다.

장 선생님은 “남들이 봤을 때, ‘저 집안에 재미있는 게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문화”라며 “현대적인 ‘놀이’와 관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그는 “문화를 즐긴다는 것은 집안을 꾸미는 일처럼 남을 사랑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소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이야기한다.

▲ 미술평론가 장준석씨 /사진=조병석기자 cbs@
◇“문화를 즐긴다” 생활의 여유를 갖는것….

경기신문의 ‘장준석의 작가탐방’이란 코너를 오랫동안 맡아오며, 그만의 시각으로 국내 미술계에 다가서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유명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고, 그만의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장준석 선생(이하 장 선생님)을 만나봤다.

“문화를 즐긴다는 것, 향유는 자기 집안을 꾸미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장 선생님이 전해주는 문화의 진정한 뜻이다.

그는 “우리 생활에서 문화를 즐긴다는 말은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라면서 “이 말은 생활의 여유를 갖는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며 운을 떼었다.

최근 우리 생활에서 ‘문화를 즐긴다’는 말은 생활의 여유를 갖는다는 뜻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됐다.

장 선생님은 현재 계간 ‘미술과비평’ 편집주간으로 일하고 있다.

홍익대·중앙대·동국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기획·비평을 하고 있는 미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부터 본보의 ‘장준석의 작가탐방’이란 코너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 김병종을 비롯해 사석원, 안병석, 이동기, 정규리, 오원배, 이수동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한국성을 찾아내는 작업을 해왔다.

◇한국적인 것을 찾는 이유는 “고향을 상실한 현대인을 위해서…”

근래에 재테크를 위한 투자의 한 방법으로 미술작품 경매가 일반인들에 관심 대상이다.

단지 돈에 치인 현대인들의 짧은 생각이 아닐까?

진지한 고민의 답변을 들어봤다.

장 선생님은 “한국성을 고민할 뿐이다”라고 대답했다.

짧지만 굵은 답변이다.

▲ 미술평론가 장준석씨 /사진=조병석기자 cbs@
그는 “1990년대 미술비평가 윤진섭씨와 함께 활동하던 때부터 시작,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미술비평 부문-‘마음의 고향을 상실한 현대인을 위한 노래(한국 현대미술에서 불교미술의 역할과 가능성)으로 등단하면서 적극적으로 연구하게 됐다”고 그의 짧지않은 연구경력의 배경을 설명했다.

장 선생님은 이어 “‘작가탐방’에서 소개한 작가들은 한국적인 ‘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사는 것을 재료로 따지지 않고, 본인의 생각이나 자기 자신의 독창성을 가질 때 한국적인 틀이 확립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현대적인 작업 속에서 우리 작가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게 묶어지면 외국에서 영특한 감각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미술에 문외한인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쓰여진 ‘작가탐방’은 한국적인 틀을 이야기하고픈 장 선생님의 생각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백남준 선생을 안는다면 “진정 경기도 문화로 승화시켜야…”

최근 도가 ‘백남준 아트센터’를 ‘경기’의 틀 안에서 안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장 선생님은 “도가 추진중인 ‘백남준아트센터’도 도의 틀 안에 있는 미술관으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하나의 예로 ‘광주비엔날레’를 투자로 이해한다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화를 위한 투자는 성공을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의 집단창작촌을 비롯해 민속촌 등 지역의 유락시설과 연계해야만 그 지역 고유의 문화로 발전할 수 있다는 시각도 권했다.

“백남준은 세계적인 작가다. 그분 하나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는 어렵다. 이를 후사에까지 남기려면 그만큼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백남준은 국내의 토종의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작가 스스로 작품에 한국적인 냄새가 나는 요소를 가미했다. 또한 그것이 그를 한국의 작가라고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

백남준아트센터 개관에 맞춰 진행되는 백남준비엔날레와 관련해, 장 선생님은 “미술문화는 우리 문화 전체의 시각에서 봐야한다”며 “문화는 곧 놀이이기에 놀이와 연계하는데 주력하면서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발표하는 장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축제도 문화가 될 수 있나? “문화는 삶이다”

도내에서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지역 축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전해들었다.

장 선생님은 “문화축제는 무엇보다도 홍보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도는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 등 연계되는 문화를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이 도내 문화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알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 즉 ‘문화란 발달된 곳에서 세련된 것이 나오기에 세련되고 나은 삶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애매모호하지만 한곳으로 흐르는 생각의 요지가 담겨있다.

장 선생님은 “남들이 봤을 때, ‘저 집안에 재미있는 게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문화”라며 “현대적인 ‘놀이’와 관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그는 “문화를 즐긴다는 것은 집안을 꾸미는 일처럼 남을 사랑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소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이야기한다.

문화정책과 관련, 장 선생님은 “중앙에 비해 지방에선 문화를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보니 돈을 쏟아붓듯 지원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지방의 문화가 성장하려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문화가 함께 공존하듯 성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경제가 살려면 단순한 행정적 지원이 아닌 예술인들의 노하우를 키워주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며 “다른 정책에 비해 문화정책만 치중하는 현상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도 정책부터 문화적으로 바꿔야”

장 선생님은 읊조리듯 조용조용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지만, 뼈가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브라질의 리오 축제처럼 한달이고, 두달이고 오픈된 축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에 주변을 문화예술과 연계하면 가능하다. 생활교통 수단인 전철도 예술적으로 구성하는 것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아니면, 어떤 미술품들을 가져다 놓을까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정쩡한 미술관이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순 없다”고 덫붙였다.

그는 “백남준 작품과 같은 작품 수준의 세계적인 미술품이 동반 전시되지 않으면 백남준 아트센터는 성공할 수 없다”며 “격상을 위한 격상이 아닌 진정으로 도와 함께 살아남을 아트센터로 거듭날 수 있는 노력과 문화의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생각은 도를 비롯해 각 지자체들이 우후죽순 늘리고 있는 ‘문화라는 정책’속에 문화의 진정한 정신이 녹아나길 바라는 한 미술비평가의 고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스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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