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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교통 후진국 우리나라

신호등 무시 중앙선 침범 대형사고 유발 위험
경기경찰청 CCTV 확충 선진 교통질서 확립 앞장

 

신호대기 중에 있다보면 신호등을 무시하고 중앙선을 침범해 앞으로 휙 달려나가는 차를 종종 보게 된다. 넓은 교차로에서 시외버스 한대가 신호를 무시하고 검은 매연을 토해내며 달려 나간다. 바짝 붙어있던 승용차가 신호가 바뀐줄 알고 따라 붙다가 짐짓 놀라 멈춰선다. 학교 앞은 항상 보행자가 우선이어서 신호등이 아예 무시당하는 현장이다.

운전자와 보행자가 도로에서 가장 안전하게 운행하고 보행할 수 있는 기본 약속인 교통신호등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통신호등은 한 두번 위반 하다보면 습관적인 운전관행으로 굳어져 신호등을 지키지 않는 것을 당연시 하는 경우로 발전해 자칫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교통사고 위험 요인이다.

 

한때 경찰청의 강력한 캠페인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힘입어 고질적임 병폐였던 정지선 지키기, 안전띠 매기 등의 기본적인 교통질서는 어느 정도 정착되어 가는 듯 하지만 오히려 대형사고와 이어질 수 있는 교통신호등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조급한 국민성과 법질서를 등한시하는 후진국형 국민의식 수준에 근거한다.

교통신호등을 위반하는 사례를 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많은 사람을 싣고 달리는 대중교통수단인 시·내외버스가 가장 큰 문제다. 교차로에서 신호등을 무시하고 차선을 넘나들며 앞지르기를 하거나 교차로 건너기, 좌회전 전용차로 진입을 위해 상대차로 전용차로로 중앙선을 넘어 질주하는 경우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해가며 제멋대로 도로를 질주하는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의 이같은 불법 무질서행위는 OECD 국가 세계11위 경제대국의 자화상이다.

 

 4개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에서의 교통신호등 준수가 중요한 것은 한 차선마다 좌회전, 직진 등 모두 8곳의 진행방향을 교통신호등이 주도 면밀하게 결정해주는데 있다. 교차로의 특성상 좌회전과 직진차선이 함께 열리는 경우가 있고 좌회전 우선, 직진 직후 등의 교통체계가 운용된다. 이러한 곳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장면이 수시로 목격된다.

 

이면도로로 접어 들면 교통신호등은 아예 무시당하기 일수다.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교통신호를 지키기 위해 정지선에 정차해 있는 차들을 무색케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곳에서는 신호등을 지켜가며 차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찾아보기도 드물다. 학교 앞 신호등은 심각하기 이를데 없다. 학생들은 신호와는 관계없이 떼거지로 차도를 건너간다.

 

건널목이 아닌 인근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사례도 종종 목격된다. 교통신호등 위반과 함께 사라져야 할 것이 갑작스런 끼어들기다. 도로에서 이 차선 저 차선 넘다들며 마치 랠리를 하듯 끼어들기 하는 얌체족들을 보노라면 경찰에 신고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아지는 것이 대부분 운전자들의 마음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영동대교 북단 진입 램프 구리방향과 올릭픽대로 한남대교 남단 진출 램프 공항방향 두곳에 무인단속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무인 단속 시스템은 높이 19m의 철제 기둥에 동영상 감지 카메라와 단속 카메라 등 2대의 카메라로 구성되어 있다. 카메라가 설치되자 끼어들기가 60%이상 줄었다고 한다. 경기경찰청은 선진 교통문화와 기초질서 조성을 통해 교통사고를 선진국 수준으로 줄이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교통·기초질서 확립운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경기도는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연말까지 도내 23개 시·군에 1∼85개씩 불법 주·정차 단속용 CCTV 303대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

 

CCTV를 교차로에도 설치해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 도는 오는 2010년까지 차량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2명 이하로 줄이기로 하고, 교통사고 다발 구간에 중앙분리대와 미끄럼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교통안전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세계속의 우리나라의 위상을 고려할 때 교통질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해 교통혼잡비용(24조원)과 교통사고비용(10조원) 등이 국가 경쟁력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의 경우 자동차 1만대 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OECD 가입국 평균(1.6명) 대비 2배 이상(3.3명) 발생하고 있다. 교통에서 만큼은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 중 범인이 잡히지 않은 비율이 5건에 1건 꼴인 것으로 경찰청은 집계하고 있다. 교통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리는 운전자들이 뺑소니로 발전할 수 있는 소지가 전혀 없다고 볼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안병현<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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