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일품먹거리] 47. 용인 기능성 육계
[우리고장일품먹거리] 47. 용인 기능성 육계
  • 김수우 기자
  • 승인 2009.09.01 19:58
  • 댓글 0
  • 전자신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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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고 튀기고 굽고 양념해서 먹으면 다 똑같다? 아니다! 닭고기도 육질 따져 고르자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귀한 손님이 오면 씨암탉부터 잡았다. 삼계탕과 영계백숙 등은 닭고기를 이용한 한국의 전통적인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유명하다. 야식 등 배달음식 1순위 음식이 ‘치킨’이고 퇴직 후 창업 1순위가 ‘치킨 배달점’일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닭은 너무도 친숙한 존재다. 하지만 닭고기의 육질을 따지는 소비자는 얼마나 될까? 푹 삶아서 먹거나 튀기고, 굽고, 양념해서 먹는 닭고기이기에 지금껏 육질은 그다지 중요시 되지 않아왔다. 하지만 이제 닭고기도 육질로 승부해야 한다며 닭에 승부를 건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점터농장주 정기설(52)씨다.

시련뒤엔 더 큰 기쁨이 따르기 마련

지금은 육계업계에서 최고라고 자부할 만한 대표 농장이자 전문가로 자리잡았지만 정씨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수많은 시련들이 있었다.

1994년 무허가로 시작한 소규모 하우스에서는 열악한 시설로 인해 육계생산이 쉽지가 않았다. 생산효율도 낮아 닭이 먹이를 먹는 것에 비해 성장 속도도 느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2001년 폭설이 내려 이로 인해 그나마 열악했던 시설마저 모두 무너져 내려 정씨는 닭과의 인연을 놓칠뻔했다.

하지만 비온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옛말처럼, 정씨는 시련을 딛고 올라 더 큰 성공을 거두게 됐다.

과감한 시설투자로 전국에서 몇개 안되는 최첨단 시장을 갖추고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을 전수받아 10년만에 업계 최고의 농업인으로 등극했다.

2005년에는 경기도전문농업경영인에 선정되며 정씨는 자신감을 100% 회복하게 됐다.

현재 일반농가의 평균 생산지수(사료공급/육성률)은 250P인 반면 정씨 농가는 320P를 달성한지 오래다.

사육시일 또한 타 농가에 비해 4일 이상 차이가 나 경쟁력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

육질로 승부한다

정씨는 소고기만이 아니라 닭고기도 육질로 고기맛을 승부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일반닭에 비해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어 육질이 뛰어난 닭고기를 개발해 상품화를 앞두고 있는 정씨는 기능성 닭개발에 이어 인근 농가들과 함께 전국 최초 ‘HACCP(해쌉)’인증 도전에 나섰다.

육계산물 안전생산 관리제도인 HACCP은 가축의 사육·도축·가공·포장·유통의 전과정에서 축산식품의 위생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해요소를 분석하고, 이러한 위해 요소를 방지·제거해 과학적·체계적으로 중점관리하는 사전위해관리 기법이다.

또 닭고기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AI’등 각종 질병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인증을 받으면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 받을 수 있는 전문 인증이다.

기능성 닭 개발을 통해 육질을 인정받고 HACCP 인증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받아 우리나라 최고 품질의 닭을 생산해 낸다는게 정씨의 계획이다.

영계백숙, 삼계탕…최고의 보양식 이유있었네

닭을 오래 끓여 먹는 영계백숙과 삼계탕, 오골계탕. 여기에는 소화가 잘 안돼는 고기를 푹 삶아 부드럽게 해 소화를 돕고 진하게 우러난 엑기스를 국물로 섭취하는 우리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다.

닭고기는 수육에 비해 연하고 맛과 풍미가 담백하며 조리하기가 쉽다. 그리고 영양가도 높아 전세계적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요리 재료다.

닭고기의 성분은 쇠고기보다 단백질이 많고 비타민 B2가 많다. 그밖에도 칼슘, 인, 비타민 A, 비타민 B1 등도 함유하고 있다. 쇠고기나 쌀보다도 메치오닌을 비롯해 필수 아미노산이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또 양질의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서 피로해소를 돕고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하며, 가래제거 효과도 있어 감기로 인해 답답한 목을 해소해준다.

닭고기의 맛은 글루탐산이 좌우하는데, 여기에 여러가지 아미노산과 핵산 맛 성분이 들어있어 강하면서도 산뜻한 맛을 낸다.

기능성 닭고기 개발 전문기관 인증 심혈
   
▲ 정기설 용인 점터농장주
“변화만이 살 길이라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정기설(52)씨가 1994년 무허가 소규모 하우스에 육계 3만수로 시작한 닭 농장. 지금은 2천512㎡의 연 30만수를 사육해내는 중대형 농장으로 성장했다.
현재 전국 육계업계에서 생산지수 5%안에 들 정도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열악한 시설로 인해 노력한 만큼 소득이 많지 않았었습니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01년 폭설피해를 입어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꺼란 생각이 들 정도로 좌절했던 적이 있었죠”
그 당시 정씨를 일으켜 세워준 것은 바로 ‘용인시농업기술센터’였다.
시설까지 모두 무너져내려 재기에 대한 희망도 잃었던 정씨에게 센터는 기술을 전수해주고 과감한 시설 투자를 권했다.

정씨는 과감한 투자를 결심했다. 센터의 기술이전을 통해 환기시설과 자동 사료 공급시설, 가습시설 등이 갖춰진 최첨단 시설을 지었고 정식 농장으로 허가도 받아 ‘제2의 육계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이같은 시설이 전국에 몇 개 되지 않을 시기였다.
또 센터에서 보급한 축산물미생물제(생균제)를 사용해 시설의 암모니아가스와 황화수소가스 등 악취를 제거하고 닭의 면역력을 높였다.

“생균제는 항생제와는 반대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생균제의 사용과 함께 저만의 노하우를 접목시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죠”
이처럼 변화와 투자에 대한 두려움을 버린 정씨에게 더이상 실패는 단순히 성공의 반대말이 아니었다. 실패를 통해 정씨는 또 다른 변화와 시도를 할 수 있는 도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화는 정씨에게 자신감을 안겨줬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자 자신감이 생겼어요. 2005년 경기도전문농업경영인에 선정되면서 농장경영에 대해 인정을 받았다면 이제 내가 키우는 닭들이 인정받을 차례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씨는 업계 최초로 일반 닭에 비해 지방이 적고 콜레스테롤이 적은 기능성 닭고기 개발에 나서 지금은 전문기관의 인정만은 기다리고 있다. 올 여름에는 용인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시식회도 열 생각이다.
정씨는 앞으로 2년 뒤면 시장공급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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