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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군이 환골탈태해야

 

지난달 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함미가 23일만인 17일 오후 7시9분께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로 귀환했다. 3천t급 바지선 현대프린스호는 16일 오후 함미 인양 해역인 백령도 장촌포구 남쪽 1.4㎞ 지점에서 함미를 실은 채 예인선 2척에 이끌려 출발한 지 21시간만에 무사히 2함대 평택군항에 들어온 것이다.

 

바지선 위에 똑바로 올려진 천안함 함미는 절단면 부분에 그물망이 쳐진 채 지난 15일 인양된 후의 모습 그대로였다. 18일에는 선체에서 탄약과 무기류를 분리해 하역했다. 이어 천안함 함미를 육상 거치대에 옮겨 민.군 합동조사단의 정밀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요즘 TV를 켜면 얼룩무늬 복장의 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좀처럼 공개된 장소에 나서길 꺼려하는 그들이 TV의 주역으로 등장한 적도 없었다.

군은 항상 업무의 특성상 드러내 놓지 않고 음지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요즘 군은 그렇지 못하다. 천안함 사태의 심각성과 중요성 때문이다. 군은 항상 폐쇄적이었다. 천안함 사태를 지켜보던 국민들이 답답함과 궁금증을 해소해 주지 못하는 군에 대해 신뢰를 거둬들이지 않을까 불안하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17일 전군 작전사령관 등 주요 지휘관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전 장병은 엄정한 군 기강을 확립한 가운데 안정적인 부대관리로 추가 사고를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회의에서 “현 상황을 군에 대한 신뢰가 크게 저하되는 위기로 인식하고 군 전체가 힘을 모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군이 맡은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때 국민의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천안함의 반쪽 함미 부분이 물 밖으로 끌려 나오고 실종자 수십 명의 시신도 대부분 수습됐지만, 군과 정부가 쉼 없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남은 반쪽 함수 부분 인양이 시급하다. 함수에 실종자가 더 있을 수 있는데다 갈라진 양쪽을 맞대 침몰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려면 함수 인양은 필수 과정이다. 합동조사단은 여러 억측을 잠재우는 차원에서 사고원인 규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군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여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합동조사단은 16일 천안함이 외부폭발로 갈라져 침몰한 것 같다며 “접촉 없이 선체 근처에서 폭발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브리핑했다. 역시 어뢰나 기뢰가 수중에서 폭발한 압력으로 선체가 파괴되는 ‘버블제트’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조사단은 “함미 바닥면 근처에 좌측에서 큰 힘이 작용해 철판들이 안쪽으로 휘었고, 우측에는 파손이 생겨 열려 있다”고 부연했다.

합조단의 브리핑에 따른 ‘강한 폭발’ 가능성에도 여러 의문점은 여전하다.

확증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뢰피격 등으로 속단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태 초기 해군과 해경 간에 수차 ‘좌초’라 보고하고 교신한 만큼 2천톤급 무장을 한 1천200톤급 군함이 ‘피로파괴’ 부담이 잠재한 상태에서 암초에 강하게 충돌했을 가능성도 아직은 열어놔야 하지 않나. 상대적으로 단순한 좌초사고로 결론나도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 엄중문책이 있어야 한다. 어뢰피격사건으로 확증될 경우 대내외적 대응과 해법이 다소 복잡해질 것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정부와 군을 대표해 “천안함 침몰사건을 안보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한다”고 했다. 그만큼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의혹이 없도록 밝히고 단호한 후속조치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김 장관은 최초보고가 지연되고 대응조치가 미흡해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초래해 송구스럽다며 감사원에 직무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소 늦었지만 의미 있는 행보로 본다. 희생자들의 영결식 등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감사원이 때맞춰 특별감사에 착수키로 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이미 국방부에 대한 직무감찰을 검토한 상태로 지휘보고 실태와 위기관리 체계 등에 감사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군과 정부 당국이 희생자에 대한 합당한 예우와 합조단의 투명한 조사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이후 국방부의 자체 감찰과 감사원 특감 결과를 토대로 군 인사와 조직 운영 시스템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악하고 나서 이번같이 어이없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또 우리 군이 국민적 사랑 속에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전후방에서 불철주야 신성한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을 대다수 장병의 사기 진작과 명예를 위해서도 군의 환골탈태를 통한 구조개혁은 불가피한 과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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