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현칼럼] ‘수도권 역차별’ 전략이 없다
[안병현칼럼] ‘수도권 역차별’ 전략이 없다
  • 경기신문
  • 승인 2010.07.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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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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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현 논설실장
2002년 대선에서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를 포함한 중앙 정부기관을 충남 연기·공주로 이전하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밀어 부쳤다. 우여곡절 끝에 여야 합의안은 2005년 3월3일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에 결사반대했던 의원들은 ‘박근혜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정된 지난해 9월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세종시 건설 수정 계획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찬성 105명, 반대 164명으로 부결됐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2005년 4월 당 대표 자격으로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을 한 이후 5년2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 토론을 했다.

참여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기업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이 중심이된 1단계 국가균형발전정책은 전국을 부동산투기장화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지난 2007년 참여정부 말기에 진행된 2단계 국가균형발전정책은 실소를 자아낸다. 여주군이 서울 강남구와 동일한 발전지구로 들어가 있고 98%가 군사보호구역인 연천군이 부산 광역시와 동일한 성장지역으로 분류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해 경쟁력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국가정책으로 추진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국가균형발전 관련사업은 거의가 수도권 역차별에 의한 수도권 고사정책이나 다름 없었다. 각종 법안의 제·개정, 예산편성, 정책 등에서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수도권 역차별을 노골적으로 진행해 왔다.

수도권의 역차별 논란은 공공기관 이전 못지않게 사회 각분야에 걸쳐 끊이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6월말로 종료예정인 지방 미분양주택에 대한 취득·등록세 감면시한을 내년 4월30일까지 연장하면서 수도권을 제와한 지방에 국한시키고 있어 도내 건설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경기도는 수도권기업 분산책으로 인해 기업이전과 관련한 국고보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연간 797억원 규모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고 지방과의 경제규모를 들어 도본청을 비롯한 8개 시·군이 연간 8천552억원가량의 부동산교부세를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비수도권과는 달리 산업단지 개발시 농지보전·개발·대체산림조성 부담금으로 연간 264억원을 부담하고 있고 학교수요증가로 매년 5천206억원의 학교용지부담금을 도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경기도에 고등법원을 갖고 있지 못한 것도 대표적인 역차별이다.

이러한 수도권 역차별 문제에 대해 피해가 확산되고 있지만 경기도 당국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17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정책협의회’에서 중앙정부를 향해 “국가 자격이 없다”고 성토했다. 김 지사가 경기도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대정부 성토는 어제 오늘에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김 지사의 강력한 요청에도 정부는 전혀 변화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앙언론에 자주 등장하거나 서울에서 열리는 원정행사를 통해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놓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책으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역차별로 인한 경기도 피해는 당장 피부에 와 닿는 것이어서 김 지사의 치밀하고 계획적인 타협정신과 정치적 해결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당장 김 지사는 여소야대의 경기도의회에서 정치력을 시험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중앙언론을 이용해 목청만을 높이는 방식은 수도권역차별로 대변되는 크고 작은 경기도 지역현안들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장 경기도교육청과는 무료급식예산과 학교설립부담금 등을 놓고 대립해야 한다. 이러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온 상향식 정치는 한계가 있다. 지방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균형발전은 간단하게 말해 전국을 골고루 잘 살게 해 지지기반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균형발전의 틀을 무조건적으로 거부하기 보다는 일부 수용하며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차피 세종시와 혁신도시로 옮겨갈 기관이 결정된 만큼 반대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이전을 적극 도와주고 반대급부를 얻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그동안 김 지사가 주장해온 수도권 규제완화 일변도 정책은 일대 수정이 불가피하다. 썩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박근혜 의원의 세종시 대처방법에서 한수 배워야 할 것 같다. 경기도가 대선으로 가는 길목이 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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