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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도자의 권력과 스캔들의 구조적 관계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 의원은 대학생들과의 모임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인으로서의 자질은 물론 기본적인 인성까지 의심된다. 강 의원은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강 의원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강 의원은 성희롱의 잘못에 더해 거짓말의 책임까지 져야 한다.

얼마 전 미국의 엘리엇 스피처주지사가 성매매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주지사에서 물러났다.

그는 뉴욕주 검찰총장시절 미스터 클린으로 불릴 만큼 명성을 날렸지만 거짓말로 물러나야 했다. 그 뿐만 아니라 클린턴 대통령 등 숱한 정치인들이 성희롱과 섹스스캔들, 위선적인 행동으로 곤욕을 치렀다. 생물학자들은 정치인들이 성희롱이나 섹스스캔들에 취약한 원인을 영장류의 세계에서 찾고 있다.

남성이 권력을 얻게 되면 마치 영장류 집단내 최고 수컷 우두머리와 같은 욕망을 가지게 되며 원숭이 집단내에서 최고 권력을 획득하면 곧바로 성적권력취득이란 욕망으로 이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대중은 권력을 가진 정치지도자는 섹스와 거짓말 등 유혹에 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권력이 커질 수록 부패와 거짓의 위험도 높아진다. 권력은 부패와 함께 간다는 말도 이 때문이다.

거짓말 역시 정치인의 전유물인가, 어느 복지법인에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방의원은 자기 주장대로 관철되지 않으면 이사회의 주장을 번복해서라도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위선을 일삼는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좋게 보이려는 노력 때문에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정치인은 유권자에게 더 좋게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거짓말과 위선적인 행동에 더욱 취약하다. 정치인은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 되기 때문에 위선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 리더십의 모습도 변하고 리더가 사용하는 언어도 변해야 한다. 과거 사회가 지시와 명령, 그리고 복종의 수직적 관계의 문화였다면 수평적인 문화의 현 사회에서 리더가 사용하는 언어는 일방적이며 독단적으로 실행에 초점을 맞춘 언어가 아니라, 합리적이면서도 화합적으로 대화와 담론을 이끌어내는 언어가 적당하다.

그렇게 언어는 시대에 따라 바뀌고, 시대는 언어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역사를 움직였던 지도자들의 리더십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들의 언어 사용 능력이다. 그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담론 창출의 능력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이 리더십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언어로 생각한다.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만들고 다른 사람과는 언어로 생각을 교환한다.

또한 사회 권력이나 어떤 집단의 권력 역시 언어에 의해 창출되고 언어에 의해 유지되는 것도 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리더의 언어 사용 능력은 리더십의 근원이다. 성공적인 지도자는 어떤 지도자일까? 무엇보다 신뢰를 주는 정직성이다.

권력은 시민과의 지배관계가 아니라 그 사람의 신용도이다. 역사는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그 나라의 지도자가 신뢰를 잃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멸망의 길을 걷거나 지도자의 교체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어떤 분야든지 세상에서의 지도자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인품과 도덕성을 요구한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국가의 최고위직에 있는 지도자들이 일반 보통의 국민들보다 훨씬 더 비도덕적이고 부정한 사실을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많이 봐왔고 지금의 역사적 현실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정치지도자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킬 수 있다.

언어는 자신의 정신과 사고의 표현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결정하고 세계관을 비추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을 규정한다. 우리는 지도자의 말을 통해서 그 권력이 실재하는 위치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권력과 언어의 구조적 관계를 통해서 권력의 속성과 본질을 알 수 있다.

지도자의 근원은 언어에서 나온다. 언어는 그 자체가 행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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