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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눈속임 할인전쟁 소비자만 우롱

 

얼마전 유통업에 종사하던 사람을 통해 판매가 변동없이 자체 상품 마진을 변경시켜 영업이익을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아는 영업마진을 올리기 위한 방법은 상품의 매입원가를 낮추거나 판매가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잣대로는 이해할 수 없는 얘기였다.

말인 즉, A라는 신선식품을 1천원에 매입한 뒤 마진을 10%로 잡으면 판매가는 1천100원이 돼야 하나 실제 판매가격은 그 이상인 1천200원~1천500원이 될 수도, 보다 낮은 800원~900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자 20㎏을 2만원에 매입해 목표 마진을 10%로 잡은 뒤 1㎏당 1천500원에 판매를 시작, 오후에서 저녁시간으로 넘어가면 판매가격을 하락시킨다. 판매 시점부터 상품이 빨리 팔릴 수록 당초 목표보다 마진이 높아진다. 1천500원에 10㎏, 1천원에 5㎏, 900원에 5㎏를 판매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총 합계는 2만4천500원, 당초 목표 마진으로 판매(2만2천원)됐을 때보다 2천500원을 더 번셈이다. 단, 낮은 가격에 많이 팔리면 손해를 본다.

이 때문에 판매가 변경 없이 자체 상품 마진만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첫날 높은 가격에 판매가 잘 될 경우 다음날부터 판매가격은 1천500원 그대로 두고 자체 마진을 10%가 아닌 11% 이상으로 상향시키는 것. 즉, 당초부터 높은 가격 판매를 통해 목표 마진 이상을 미리 챙기는 것이다.

이때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한 할인이라는 문구도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 잇속은 다 차린 뒤 남는 상품, 안팔리거나 품질이 저하된 상품을 할인이라는 미명하에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신선식품이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상품 가치가 하락하고, 판매가격 역시 떨어져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해 이 같은 판매 원칙을 세웠다고는 한다.

유통업계의 세일 폭이 클 수록 그만큼 그 업체가 마진을 많이 챙겼다는 소리도 될 수 있다. 눈속임 할인 전쟁, 그들만이 아는 계산법 속에 결국 놀아나는 것은 소비자뿐이다. /안경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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