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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조경환 부평아트센터 관장

“1% 관객위한 공연·극장 NO ‘문턱낮은 소통의 공간’ 모색”
다른 아트센터보다 입장권 30~40% 저렴
초대권 발급안해…찾아오는 아트센터 조성
지역주민들 위한 센터 공간활용 지향해야

 

‘공연횟수 82회, 축제행사 18회, 문화아카데미 43회, 전시 3회(참여작가 95명), 관객수 16만3천여명…’ ‘모두 함께 하는 예술’을 지향하는 부평아트센터가 2010년 4월 2일 개관 후 12월까지 9개월 간 올린 실적이다.물론 실적이 모든 것을 보여주진 않지만, 이 짧은 기간 시민들에게 부평아트센터를 알리기 위해 직원들이 흘린 땀방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특히 1994년 만 33세에 두산그룹 연강홀(현 두산아트세터) 국내 최연소 극장장을 지낸 부평아트센터 조경환(50) 관장의 노력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1% 관객들을 위한 공연장·극장은 이제 지났다’고 말하는 조 관장은 부평아트센터를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전시, 전문 예술교육 제공, 특정계층만의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턱 낮은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직원들과 함께 뛰고 있다.지난달 26일 조경환 관장을 부평아트센터에서 만나 공연장 운영방향과 아트센터가 앞으로 추구하고 나아가야 할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사자성어 중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이 있다. 명성이나 명예가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름날 만한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2시간여 인터뷰를 통해 조경환 관장에게서 느낀 것이다.

“초대 관장을 맡아 어깨가 무거울 정도로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말하는 그지만, 부평아트센터를 ‘관객들과 소통하는 공연장’,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지론, 색다른 공연과 축제를 통해 관객들이 찾아오는 공연장을 만들려는 노력 등은 책임감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숭고하기까지 보였다.

그는 20~30년 전 일본과 같이 최근 우리나라에도 아트센터 설립 붐이 불고 있다고 했다. 이는 경제적 성장에 의한 지역민들의 문화예술 욕구와 지역·지방자치단체 간의 문화시설 설립 경쟁, 문화마케팅 확산 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국·공립, 민간 등 637개 아트센터(공연장 포함) 가운데 2000년 이후에만 328개의 아트센터가 개관했습니다. 제가 1994년 당시 두산그룹 연강홀의 극장장을 맡을 때만 해도 기업이 운영하는 극장은 호암아트홀, 인켈아트홀(현 한성아트홀), 두산 연강홀 등 전국에 3개 정도에 불과했죠. GDP(국내총생산)가 늘어나면 사회 간접시설의 증가를 가져오고, 이에 따라 문화시설은 점점 많아지게 되는 거죠.”

하지만 그는 이같은 문화시설, 특히 지역 내 아트센터가 단지 양적 증가에만 그쳐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대부분의 문화예술의 정책과 콘텐츠의 중심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있듯이 문화선진국도 이는 마찬가지 현상입니다. 그렇다고 지역에 있는 아트센터나 공연장들은 이를 인정하기만 해서는 어떠한 해결책도 나오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역의 아트센터가 왜 만들어져야 하고, 설립취지는 무엇이고, 조직 구성원들이 어떤 미션을 공유해야 하며, 어떤 운영방침을 통해 어떤 방향성으로 가야하는 지에 대해 지역민들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는 아트센터가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공공성, 합리성, 경제성 등 3가지 원칙을 갖고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책임경영’과 ‘혼(魂)의 경영’이 결합돼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부평아트센터와 같은 공공극장은 문화활동의 거점으로서 우선 공공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역민들이 요구하는 문화사업과 지역문화의 진흥을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지역 도서관을 지역민들이 찾는 이유는 ‘공부’, ‘독서’ 등 필요성에 의해서죠. 아트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요에 의해 찾아오는 아트센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이 없는 공연장은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겁니다. 특히 이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가 행정과의 소통을 통한 정책반영이죠. 이는 문화가 제자리를 잡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그 다음으로 합리적 운영인데, 이는 지역주민들의 방문 횟수, 지역주민의 문화예술 체험 만족도, 극장 가동률, 극장 사업내용의 충실함 등을 항상 평가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건을 갖추게 되면 아트센터는 지역의 지지를 받고 지역의 자랑거리로 부상하게 되고, 지역의 경제에도 당연히 기여하게 된다.

조 관장은 이러한 원칙과 지론을 부평아트센터 운영에 차근차근 적용해 나가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사항의 하나로, 현재 부평아트센터는 다른 아트센터나 공연장 보다 티켓을 30~40% 저렴하게 선보인다.

“최근 일반인들에게 ‘예술행사를 관람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 조사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가 있었는데,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가 1위였고, 비용부담이 많다’가 2위를 차지했더군요. 이처럼 일반인들은 심리적 거리감이 작용해 아트센터의 접근이 용이하지 못한 겁니다. 3만원의 입장료를 받는다면 여기엔 식사, 공연장까지 오는 교통비 등 보이지 않는 비용(Shadow Cost)이 추가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죠.”

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입장료를 제공하는 대신 초대권은 절대 발급하지 않는다. 초대권 비용으로 저렴한 입장권의 비용을 충분히 커버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찾아온 관람객들을 부평아트센터의 ‘마니아’ 층으로 만들고,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트센터 공간을 적극 활용, 센터 옥상에 마련된 노을극장 공연과 코믹쇼, 마임, 거리의 악사, 댄스 퍼포먼스 등 국내외의 거리예술가를 초청하는 거리극 축제, 아트센터를 개방하는 ‘오픈하우스’ 행사 등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2시간이 넘는 공연 중간에 20분 가량의 휴식 시간을 갖는 인터미션(Intermission)을 30분으로 연장해 극장 로비에서 ‘음악회 속의 작은 음악회’, ‘공연 속의 작은 공연’ 등 1+1 공연을 무료로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색다른 축제와 공연을 만들 수 있는 그의 능력은 국내 최초 극장장을 거쳐 문화관광부산하 국립극장 기획팀장, 과천한마당 축제 기획홍보실장,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공연기회팀장을 지내면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개발한 축제는 모두 3개로, 2000년 국립극장 개관 50주년 행사 때 만든 ‘열대야 페스티벌’, 2004년 연인과의 사랑, 가족과의 화합, 친구간의 우정에 열매를 맺자라는 의미에서 만든 시민축제 ‘여르미오 축제’, 2005년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등이다.

그가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현재 여르미오 축제는 8번째,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7번째 펼쳐지는 등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시민축제로 자리잡았다.

조 관장은 아트센터는 친근하고 편안한 공연과 전시, 예술교육 공간으로서 이미지를 갖출 때 지역민들의 자부심이 생기고, 그래야 아트센터가 바로 설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지역의 아트센터는 시민들이 부담없이 모여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 살롱의 역할을 하는 문화예술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그가 항상 말하는 ‘아트센터, 공간이 콘텐츠’와 일맥상통한다.

“영국 사우스뱅크에 위치한 로열 페스티벌하우스는 매일 로비에서 어린이, 주부, 노인 등 연령대에 맞춘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열고 관객뿐 아니라 지역민들을 위해 문호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 방문한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예술문화교류관 아리오스는 아프센터 앞 위치한 중앙공원을 활용해 매월 한차례 휴일마다 지역의 고교생, DJ들이 선곡한 지역 FM 실황 라이브 콘서트, 지역 특산물 판매, 이동식 차량을 통한 시민참여형 포장마차 운영 등으로 지역민들과 아트센터 간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일본대 예술연구원에서 2년간 객원연구원 생활도 했던 터라 자주 일본으로 벤치마킹을 하러 간다. 일본과 한국의 극장문화가 닮아 있어 일본 극장문화의 문제점을 한국의 반면교사(反面敎師,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로 삼기 위해서다.

그는 ‘한번 무너진 극장은 두번 다시 부활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부평아트센터를 기본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도 일본을 방문했는데, 나카타현 우오누마시에 위치한 고이데고 문화예술회관에서 17년간 비상근직 관장을 하고 있는 ‘사쿠라 도시유키’씨를 만난 적이 있었죠. 경찰서장에서부터 조그만 가게 점원까지 그 지역에 사는 분들이라면 이 분을 모르는 사람이 없더군요. 극장이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트센터’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약 력

■ 학 력

- 1979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학사

- 1996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공연영

상학과 석사

■ 경 력

- 1989. 12~1994. 1 영지 도스(東通)

프로듀서

- 1994. 2~1994. 7 두산동아 전략기획

본두 CATV 편성팀장

- 1994. 8 ~2000. 3 두산그룹 연강홀

(현 두산아트센터) 극장장

- 2000. 4~2001. 1 문화관광부산하

국립극장 기획팀장(5급 상당)

- 2001. 2~2001. 11 원앤원픽쳐스 이

사대우

-2002. 6~2003. 2 케이프로주식회사

본부장

- 2003. 3~2004. 4 재단법인 과천한

마당축제 기획홍보실장

- 2004. 5~2009. 8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공연기획팀장

- 2010. 4~현재 부평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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