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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나는 MC, 이젠 자신있게 말해요

백상예술대상 등 수상에도 전문 MC 아니라 고민
격의 없고 진심어린 방식 장점으로 받아들이기로
연기 3년째 휴업… 꼭 맞는 역 찾아 언제든 도전

 

■ 경력 15년, ‘놀러와’ 등 안방마님 김원희

“사실 예전에는 ‘내가 MC입니다’라고 말하는 데 자신감이 없었어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MC로서 어디 나서라고 하면 쭈뼛쭈뼛 댔고 내 것이 아닌 옷을 입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나는 MC입니다. MC도 내 본업입니다. 연기와 함께 말이죠.”

김원희(39)는 이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정체성을 확인하는 듯했다.

MBC TV ‘놀러와’를 8년, SBS TV ‘스타부부쇼 자기야’를 2년간 진행하고 지난달부터는 E채널 ‘다이어트 리벤저’의 MC를 맡은 그다.

SBS ‘헤이헤이헤이’와 MBC드라마넷 ‘삼색녀 토크쇼’ 등으로도 인기를 누렸고, 지난 5월에는 ‘놀러와’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상을 수상했는가 하면, 2010 MBC연예대상 시상식에서는 특별상을 받는 등 그간 MC로서 상도 많이 받았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레스토랑에서 ‘인기 MC’ 김원희를 만났다.

2년 전 그의 고민은 자신이 전문 MC가 아니라는 데서 출발했다. 그런데 그런 고민은 사실 뜬금없는 것이었다. 이미 10여 년째 연기와 MC를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기쁜 우리 토요일’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15년쯤 전이죠. 그때부터 한번도 쉬지 않고 MC를 맡아 놓고서도 어느 날 문득 내가 잘하고 있나 싶었던 거예요.”

그는 “어찌 보면 난 되게 진행을 못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말재주도 별로 좋지 않은 데다 세련되지 않은 방식으로, MC보다는 시청자나 방청객의 눈으로 초대손님을 대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내가 얄미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아나운서도 아니고 개그맨도 아니다 보니 제 진행스타일이 이도 저도 아니게 보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모양새 있게 멋지게 정리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춤을 추고 노래하며 몸을 던지는 것도 아니니 ‘쟤 참 쉽게 한다’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겠더라고요. 하지만 분명한 건 제가 늘 진심으로 하고 있고 즐기면서 한다는 겁니다. 언변은 좋지 않아도 시청자처럼 재미있으면 마음껏 재미있어하면서, 궁금하면 한껏 궁금해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제 스타일입니다. 게스트에게 하는 질문도 대본대로 하는 일이 별로 없어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그때까지 한 대로 진심으로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고민을 터는 순간 굉장히 편해졌고 더욱더 적극적으로 진행을 하게 됐다. 내 스타일을 장점으로 생각하기로 했다”며 “그러고 나니 내가 했던 고민이 교만함에서 빚어졌던 것도 같아 반성했다”고 말했다.

본인은 고민을 했다지만 시청자는 김원희 특유의 편안하고 격의 없는, 그러면서도 소탈한 진행방식을 오래도록 지지했다.

‘놀러와’를 8년간 진행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는 ‘놀러와’가 “내게 병 주고 약 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MC로서의 역량을 키워준 결정적인 프로그램이지만 반대로 스튜디오에 앉아서 진행하는 정적인 MC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뭔가 해볼까 고민을 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번에 세시봉이 터지면서 다시 약을 준 셈이에요.(웃음)”

연기로 얘기를 돌렸다. 1992년 MBC 21기 공채 탤런트로 출발해 ‘서울의 달’, ‘이 여자가 사는 법’, ‘부자유친’, ‘꿈의 궁전’, ‘홍길동’, ‘은실이’, ‘퀸’ 등을 거치며 그는 연기자로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 MC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듯하더니 2008년 OCN 드라마 ‘과거를 묻지 마세요’ 이후에는 3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연기는 언제든 할 겁니다. 다만 다음 작품은 제게 꼭 맞는 것을 찾고 싶어요. 솔직히 자연스럽게 아줌마 배역으로 넘어갈 시점을 놓쳐버린 것도 커요. 제가 욕심이 별로 없고 무모한 도전은 못하는 편이에요. 괄괄한 것 같으면서도 딱 봐서 못할 것 같으면 포기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변신이라면 변신의 시점을 놓쳐서 본의 아니게 연기를 쉬게 됐네요.”

사업에 눈을 뜬 것도 연기를 쉬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그는 2008~9년 잇달아 인터넷 의류 쇼핑몰 ‘키미쇼’와 자기 이름을 내건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바쁘게 달려왔다. 그런 와중에 연예인 봉사단체 ‘따사모’의 부회장으로서 모임을 이끌어가며 소리소문없이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쳤다.

“솔직히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바빠요.(웃음) 그래도 봉사활동은 빼먹을 수 없죠. 30명 정도 꾸준히 활동하는데 모두 마음이 참 예뻐요. 저희는 비공개로 봉사하는데 다들 남들 모르게 조용히 하는 것을 원해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질문을 했다. 결혼생활은 행복한지, 2세 소식은 없는지.

“제가 남편 복이 있어요. 항상 내 일을 첫번째로 배려해주고 스트레스 안 받게 해줘서 참 고마워요. 남편과 스무 살에 처음 만났는데 정말 저랑 비슷한 사람이에요. 2세는 다들 궁금해하시는데 정말 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지금껏 계획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슬슬 가족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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