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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다름’ 인정하면 갈등 사라져 “동성애 현실 인정해야…"

하느님과 알라신 모두 개인의 믿음
환경·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교회는 ‘have to’(~해야 한다)나 ‘never’(결코 ~않다)를 말해선 안 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그럴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때 대화가 가능합니다. ‘그러면 안 된다’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은 하느님만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성공회 종교간 대화협의회’(NIFCON) 공동의장에 추대된 김근상(59) 대한성공회 의장주교는 “십자군 전쟁 때 교회가 종교의 이름으로 많은 사람을 죽였으며 21세기에도 교회가 권력화하고 있는데 이렇게 해선 안 된다는 자성에서 NIFCON이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NIFCON은 다른 기독교 교파뿐만 아니라 불교, 이슬람교 등 이웃 종교와의 일치와 대화를 위한 활동을 벌이는 세계성공회 공동체 기구다.

김 주교는 팀 스티븐스 영국성공회 래스터 관구 주교, 모니어 아니스 이집트성공회 주교와 함께 의장직을 수행하게 되며 임기는 6년이다.

김 주교는 최근 성공회 주교실에서 “NIFCON의 신학적 가치는 생각과 문화가 달라도 서로 대화만 되면 등을 돌릴 일은 없구나 깨닫는 것”이라면서 다른 사람의 삶의 방식과 환경, 문화를 인정하는 것이 대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여성 동성애를 다룬 KBS 드라마스페셜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을 둘러싼 논란을 예로 들면서 “‘동성애가 없는 세상’이 ‘바로 가는 세상’이라고 누가 결정했느냐?”라고 반문하고 “동성애가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2천 년 전에 예수님이 관심을 가졌던 대상은 세상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고아, 병자들이었습니다. ‘접대받는 사람’은 예수님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절대 동성애는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자식이 동성애자이면 친(親)동성애자로 변하는 경우를 미국에서 봤습니다. 우리가 사랑의 눈으로 보면 상대방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단지 나와 다르다고 해서 등을 돌리거나 피해서는 안 됩니다.”

김 주교는 ”하느님도 유일신이고 알라도 유일신이라면 결국 그 분이 그 분이실 것“이라면서 ”내가 믿는 하느님이 당신이 믿는 하느님과 다를 바 없다는 전제를 갖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캠핑을 하면서 천천히 가는 사람이 있고, 바쁘다며 비행기를 타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두가 다 비행기를 타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 사람의 삶의 스타일과 환경,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대화입니다.”

그는 또 ‘양 100마리가 있는데 그 중 한 마리를 잃으면 99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어버린 양을 찾을 때까지 찾아다니지 않겠느냐’는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99마리의 양은 정상이고 (잃어버린) 한 마리는 버려졌다고 보는 게 아니라 양 한 마리를 찾아서 99마리 안에 데려다 놓는 게 예수님의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주교는 “갈등 없이 하느님이 허락한 최고의 모습으로 사람들이 살아가게 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면서 특히 한국과 아시아에서 갈등과 긴장을 완화시키고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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