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집] 첫 삽도 못뜬 ‘매향리 평화공원 조성사업’
[지역특집] 첫 삽도 못뜬 ‘매향리 평화공원 조성사업’
  • 최순철 기자
  • 승인 2011.09.04 19:14
  • 댓글 0
  • 전자신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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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2005년까지 54년간 美 공군 쿠니 사격장
하루 11시간 훈련… 주민 11명 사망·4천명 소음피해
폐쇄 6년 지나도록 생태공원 조성 계획 제자리 걸음
"포격 상처만 남은 폐허의 땅 생명 기다리는 애절한 울림"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부터 지난 2005년까지 54년간 미 공군 사격장으로 사용됐던 매향리 쿠니사격장.100만여m2 의 들판과 표적지로 사용됐던 무인도까지 포함하고 있는 이 사격장에서 평일 하루 평균 11시간 씩 전투기의 기총사격과 폭탄투하 훈련이 이뤄졌다.

오폭사고로 주민 11명이 숨지고 소음피해를 겪은 주민도 4천여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지난 80년 대 부터 사격장이 폐쇄될 때까지 주민과의 마찰이 극심했었다.

그러나 사격장 폐쇄 후 6년, 정부 발표 후 2년이 지나도록 평화공원 조성 사업은 첫 삽도 못 뜬 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유는 시의 예산 부족과 국비 지원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단체 및 주민들이 “매화향기 가득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조성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면서 조속한 사업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본보는 매향리 사격장에 대한 일반 현황과 사격장 복원 및 생태공원 조성 사업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살펴본다.

▲미 공군사격장(일명 쿠니사격장)

화성시 우정면 매향리 농성 쿠니사격장이 지난 54년간의 우리 현대사의 질곡으로 자리 잡았던 그늘진 역사를 마감하고 지난 2005년 8월 12일자로 폐쇄됐다.

그동안 매향리 사격장을 폐쇄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은 매향리 주민대책위는 물론 화성시와 주변에서 힘을 보태왔던 시민단체들은 기나 긴 투쟁의 끝은 ‘역사적 사건’으로 규정하고 환호했다.

그러나 반세기 이상 전장이상으로 포연에 시달리고 피폐해진 매향리가 이름 그대로 매화향기가 가득한 매향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막대한 돈이 들어가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지난 54년간 폭격으로 오염된 사격장 부지에 대한 복원사업과 사격장으로 사용되며 수용된 주민들의 토지반환문제 등 쉽게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 주민대책위와 시민단체, 주한 미군과 중앙정부 등 이해 당사자들의 팽팽한 대립을 겪어왔다.

매향리 사격장 복원을 위해 시는 ‘매향리 대책 추진기획단’을 구성, 사격장 부지의 개발계획, 환경오염 대책, 소유권 이전 등의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대책마련을 추진해왔다.

기획단은 매향리 주변 개발구상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도시계획 수립, 사격장 및 주변지역 개발계획 수립 및 개발업무 등 매향리 관련 사업 전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안을 마련해왔다.

▲쿠니사격장 현황

지난 51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농섬을 사격연습장으로 사영하기 시작했고 자난 1955년 2월 한미상호방위조약 및 한미행정협정(SOFA)에 의해 정식으로 사격장으로 지정, 지난 2005년 8월 12일까지 사용됐다.

사격장은 매향리 145-2번지 일대 2천376만8천595㎡(719만평)으로 미 공군에서 국방부로 전환된 상태다.

사격장으로 인한 피해지역은 매향리 등 10개리로 1천500여 세대 3천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동안 오폭사고로 5명 등 11명이 사망했고, 10명이 중경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또 사실상 주거가 불가능한 항공기 이착륙지역에서나 발생하는 평균 소음도 90~110데시빌에 이르는 소음에 시달려 왔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지난 1998년과 2001년에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으로 각각 1억9천400만 원과 81억4천만 원의 배상판결을 받아 내기도 했다.

▲사격장 복원사업 추진

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폭격으로 토양의 3/2가 사라진 농섬 7곳에 대한 토양샘플을 채취 분석한 결과 납의 경우 전국평균 4,8mg/kg의 최고 521배에 달했고, 구리는 전국평균의 13.3배, 카드뮴 23.1배로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토양 오염정화조치를 취해야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염에 대한 정확한 조사나 복원비용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하게 결론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십 년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가장 난제로 작용해 왔다.

사격장으로 사용됐던 다른 지역의 복구사례를 보면 지난 1994년 폐쇄된 하와이 카올라웨 사격장은 포탄의 70%를 제거하는 데에만 무려 10년이 걸렸으며, 2003년 폐쇄된 푸에르토리코 비에케스의 미 훈련장 오염 정화는 최소 20~30년이 예상되고 있다.

▲생태공원 조성 사업

평화공원 조성 사업은 지난 2005년 8월 쿠니사격장이 폐쇄된 후 시가 사격장 공여구역인 97만3천㎡를 공원 60%, 레저시설 40%의 국제적인 평화생태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도 지난 2009년 2월 총 사업비 2018억 원을 들여, 오는 2013년 완공하겠다며 조성 계획을 승인했다.

시는 예산이 부족하자 지난 2009년 8월 국비 300여억 원을 더 받기 위해 레저시설 40%를 포기하고 공여지 100%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완공 시기도 오는 2015년으로 연장하겠다며 정부에 변경승인을 요청했다.

시는 악화된 재정 문제를 이유로 올해 계획된 공원 토지매입비 57억 원을 편성하지 못해 이미 책정된 국비 85억 원마저 반납하고 공원 완공 시기도 오는 2017년으로 다시 2년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도시관리계획 결정 용역을 하는 등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민대책위 반발

화성희망연대와 매향리 평화마을건립 주민대책위 등 화성지역 시민단체들이 지난달 29일 2005년 폐쇄된 미 공군 사격장인 쿠니사격장을 빠른 시일 내에 평화생태공원(이하 평화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평화공원은 지난 54년간 폭격과 포탄으로 망가진 폐허의 땅을 생명과 평화가 깃든 역사 생태공간으로 바꾸자는 매향리 주민과 온 국민의 열망이 담긴 사업으로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평화공원 조성 사업은 좌초될지도 모른다”며 “정부는 재정 상태가 어려운 시에만 책임을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 국비 지원액을 늘리는 등 공원 조성을 본격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용산 미군기지의 경우 특별법까지 제정해 1조5천억 원을 지원하고 267만㎡의 땅을 무상제공하면서 매향리 생태공원 사업에는 21%의 사업비만 부담하겠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전만규 위원장은 “주민들의 힘으로 미 공군 사격장을 폐쇄시킨 역사적 상징성과 지난 54년간 고통 받아 온 주민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서라도 정부와 시는 적극적으로 나서 오는 2015년까지 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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