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 사랑과 그 지속에 대해
[여성칼럼] 사랑과 그 지속에 대해
  • 경기신문
  • 승인 2011.09.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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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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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선 道가족여성연구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남성도 여성도 모두 힘겹게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경력을 쌓아가지만 아직도 다수가 남성에게는 생계를 책임지는 의무가 있다고 믿고 있고, 여성에게는 가사와 육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 일을 갖고 있는 미혼 여성들은 사랑을 꿈꾸면서도 결혼을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사랑은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나에게 슬픈 일이 벌어지지도 상대방이 나를 가슴 아프게 하지 않았는데도 책에서 나타난 사랑의 생리적 증후 즉, 위가 콕콕 쑤시는 느낌, 가슴이 저리고 아린 느낌, 입술이 마르는 느낌, 가슴이 뛰는 느낌 등이 나타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마치 지구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느낌, 내가 이 세상의 지축이 된 느낌이 들며 나를 둘러싼 나뭇잎, 보도블록, 교통표지판 마저도 너무나 새롭고 아름답게 보이는 느낌… 누구나 깊은 사랑에 빠지면 알 수 있는 공통적 느낌이지만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그 느낌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느낌과 경험이 결국은 많은 여성과 남성으로 하여금 불완전한 인간 제도의 하나인 결혼으로 이끄는 강력한 동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랑에 관한 서적에서 가르쳐주듯 인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열정적 사랑은 3~5년을 넘기기 어려운 법이다.

그 이후의 시간은 어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오게 마련이고 눈멀고 귀멀게 했던 열정적 사랑이 식어갈 무렵 당사자들은 사랑을 과거의 한 추억으로만 회상하게 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열정이 식기 시작할 무렵 결혼한 커플에게서는 돌보아야 할 자녀가 태어났을 것이며, 더 많은 관심과 돌봄이 내 가족에게 필요한 시점이 되기 마련이다.

어느 인류학자의 이야기처럼 인간이 열정적 사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평생 동안 열정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그들은 낳은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렵고, 생산적인 사회인으로 살기도 어려울 것이다.

열정이 식어갈 무렵 많은 부부들은 노력하고 합심하여 자신들의 열정을 건강한 애착관계로 전환시키고, 자녀 양육과 더불어 가족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된다.

스턴버그는 사랑의 구성요소인 친밀감, 열정, 책임감은 정 삼각형을 그리면서 균형을 이룰 때 가장 완벽한 사랑의 유형이 될 수 있는 성숙한 사랑에 도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숙한 사랑은 도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유지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신뢰해야 하며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결심과 의지가 있어야 하고 로맨틱한 감정이 상실되지 않도록 서로 상대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노력으로 부부가 건강하고 성숙한 사랑을 유지하면서 자녀를 책임과 사랑으로 돌보게 되면 그 자녀는 다시 부모처럼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전제조건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되는 셈이다.

에릭 프롬은 사랑이란 기술과 같이 학습해 얻게 되는 능력이라고 표현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능력은 자신이 받은 사랑의 경험을 통해 건강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성격적 성숙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전제조건은 건강한 사랑을 받은 경험이라고 기술했다.

자녀는 사랑을 받고 자라면서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고 부모를 통해 부부관계를 학습하게 될 것이며, 이성적 사랑을 준비할 것이다.

부부의 사랑은 결국 자녀가 앞으로 하게 될 사랑을 결정짓고 성공과 실패의 근원이 될 수 있는 놀라운 원형(Archetype)이 되는 셈이다.

첫눈에 반한 열정으로, 또는 자연스러운 친밀감으로, 또는 다양한 이유의 책임감으로 사랑은 시작되지만 다양한 형태의 사랑은 성숙한 사랑으로 전환돼야 하고, 또 지속돼야 한다.

/양정선 道가족여성연구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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