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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덕했던 교감의 뜻밖의 사과

 

우리에게도 접시닦이, 청소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멸시와 차별을 이겨낸 ‘아메리칸 드림’이 있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세계의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등의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구리시 인창중학교 야구부가 약 1년째 내홍을 겪고 있다. 시작은 지난해 11월 이 학교 야구부학부모회가 학교 측의 야구부 운영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부터였다.

이 학교 야구부는 리틀야구 출신으로, 장차 프로야구선수를 꿈꾸는 체육특기생들이다. 그런데 이 학교 전임 교감이 학생들의 대회출전을 결석으로 처리하면서 학부모와 갈등이 시작됐다. 학교장의 허락을 받아 출전한 대회 참가자들을 교감이 모조리 결석으로 처리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육청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했고, 해당 교육청은 감사를 실시했다. 해당 교육청은 경고처분을 내려 학부모들로부터 ‘솜방망이 징계’라는 오명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교감은 이 학교 교장과 학부모 대표, 본보 기자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와 함께 이 사실을 보도한 본보를 상대로 허위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기자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출석해 위원들에게 조목조목 증거를 제시하고 사실 보도를 입증했다.

위원들은 본보의 사실보도가 인정되자, 불성립을 선언했다. 고소를 놓고 조사를 벌였던 수사기관 관계자들도 교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교감의 막무가내식 분별없는 처신에 대해 혀를 내 둘렀다. 이 사건은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면 고소당했던 당사자들이 교감을 상대로 무고혐의로 맞고소할 방침이었다.

그런데 지난주 이 교감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며 화해를 구했다. 평소 전화도 받지 않던 그가 스스로 전화를 통해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교감이 교장과 학부모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한 초유의 사건은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초월한 부덕의 극치였다. 이 교감은 최근 다른 학교로 떠났지만 그가 야구부 학생들에게 남긴 고통과 시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뒤늦게 나마 반성의 기미를 보인 교감에 대해 얄밉지만 화해를 받아 들였다. 그러나 여전히 뒷 맛은 개운치 않다. 그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동현 동북부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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