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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가에 부는 시트콤 바람

 

방송가에 시트콤 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초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이 잇따라 시트콤을 들고 나온 데 이어 최근 지상파 방송사까지 시트콤 제작에 뛰어들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시트콤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그러나 그간 성공을 거둔 시트콤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시트콤이 방송가의 주류로 자리 잡을 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SBS·KBS 시트콤 부활 = 그동안 지상파 방송 3사 중 MBC만 꾸준히 시트콤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내년 SBS와 KBS도 시트콤을 방송할 계획이다.

SBS는 오는 1월 ‘도롱뇽도사의 속사정’(가제)으로 5년 만에 시트콤을 선보인다.

10부작으로 제작되는 ‘도롱뇽도사의 속사정’은 SBS가 2007년 ‘달려라 고등어’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시트콤으로 2인조 강도단이 신통한 도사를 사칭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이미 류현경과 이병준이 출연을 확정했고 임원희, 오달수 등 개성파 배우들도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KBS 2TV 역시 다음달 ‘선녀가 필요해’로 2008년 5월 종영한 ‘못말리는 결혼’ 이후 3년 반 만에 시트콤에 도전한다. ‘선녀가 필요해’는 하늘나라에 살던 선녀 모녀의 세상 적응기를 그린 시트콤으로 심혜진, 차인표, 황우슬혜가 출연한다.

종편 JTBC는 개국과 동시에 김혜자 주연의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를 선보였다.

‘청담동 살아요’는 김혜자의 첫 시트콤 도전작인 데다 KBS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석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MBN은 ‘갈수록 기세등등’ ‘왔어왔어 제대로 왔어’ ‘뱀파이어 아이돌’ 등 종편 가운데 가장 많은 3편의 시트콤을 방송 중이고 케이블 오락채널 tvN 역시 시트콤을 기획하고 있다.

◇시트콤의 매력은 = 방송가가 시트콤에 다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제작비 대비 고효율을 들 수 있다.

시트콤의 제작비는 미니시리즈의 60~70% 수준으로 아침 일일극과 유사하다.

그러나 주 5회 방송에 코믹한 에피소드 위주의 내용으로 시청자층을 확보하기 쉽고 시청률만 보장되면 드라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일상적인 내용이 주를 이뤄 광고를 판매하기도 쉽고 캐스팅만 적절히 이뤄진다면 협찬도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방송 전부터 전작 시리즈의 성공으로 큰 관심을 끌었던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협찬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팅의 폭도 넓다. 깊이 있는 연기력보다는 순발력이 요구되는 만큼 신인 연기자들이 도전하기 쉽고 기존 연기자들에게는 이미지 변신을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이킥’ 시리즈로 정일우, 윤시윤, 신세경, 황정음 등 신인 연기자들이 스타로 발돋움했고 정보석, 이순재 등 베테랑 배우들은 친근한 이미지를 더했다.

◇실패 사례 많아, 제작 노하우 필요 = 그러나 지난 수년간 성공을 거둔 시트콤은 손에 꼽을 정도다. KBS와 SBS가 한동안 시트콤에서 손을 뗀 이유가 여기에 있다.

SBS ‘달려라 고등어’는 24부작으로 기획됐지만 시청률 부진으로 8회 만에 조기에 종영됐다. KBS 2TV ‘못말리는 결혼’ 역시 한 자릿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팍팍한 제작여건도 그동안 시트콤 부진에 한몫했다.

주당 1~2회 방송이 일반적인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당 5회가 보편적이다. 게다가 회당 2개 에피소드를 제작하다 보니 제작진은 일주일에 총 10개의 에피소드를 구상하고 촬영해야 한다.

‘하이킥’의 김병욱 PD는 지난 9월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시간과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방송될 시트콤의 성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호흡이 중요한 시트콤의 특성상 노하우를 갖춘 제작진이 필요하지만 수년간 시트콤의 맥이 거의 끊기다시피 하면서 노하우를 쌓을 만한 시간이 부족했다.

게다가 베테랑 제작진이 모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기대만큼의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박중민 KBS 총괄프로듀서(EP)는 “시트콤은 방송사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장르이며, 잘 되면 파급력이 상당하다”면서 “꾸준히 계속 하다 보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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