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7 (월)

  • 구름많음동두천 28.1℃
  • 구름많음강릉 32.0℃
  • 구름많음서울 28.8℃
  • 흐림대전 28.2℃
  • 흐림대구 28.8℃
  • 흐림울산 27.1℃
  • 흐림광주 25.4℃
  • 흐림부산 25.2℃
  • 흐림고창 25.8℃
  • 제주 24.0℃
  • 구름많음강화 25.1℃
  • 구름많음보은 26.3℃
  • 흐림금산 26.7℃
  • 흐림강진군 24.3℃
  • 흐림경주시 29.6℃
  • 흐림거제 24.9℃
기상청 제공

[근당의고전] 화복무문유인소소

禍福無門唯人所召

화와 복은 따로 들어오는 문이 없다. 내가 불러들일 뿐이다

인간에게 불행이나 행복이 들고 나오는 문은 없다. 오직 우리 마음가짐이 불행과 행복을 불러들인 것이다.

가령 불행에 처해 있더라도 그 원인은 자신한테 있는 것이니만큼 남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 불행이 남의 탓이라고 여기다가 더 큰 불행의 구덩이로 빠져버린 일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복도 나로 말미암아 일어나고 재앙도 나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존망(存亡)이나 화복(禍福)에도 그 원인이 결국 나인 것이다. 스스로 악한 일을 하면 화가 들어오는 문이 되고, 착한 일을 하게 되면 그것은 복이 들어오는 문이 된다.

조선 성종 때의 일이다. 왕비 윤 씨를 폐하기 위해 사약을 내려야 하는 중대한 일을 논의하기 위해 중신회의가 열렸다.

참석자 중 허종과 허침 형제는 참으로 처신하기 어려울 때마다 현명한 누님에게 찾아가 상의를 했는데, 누님이 말하길 “만약에 내 남편이 나를 내쫒고 죽이는데, 내 하인들이 거들었다고 한다면 훗날 내 자식 앞에 그 하인들이 무슨 낯으로 설 수 있으며, 자식들이 이 사실을 알았을 경우 과연 하인들이 무사할 수 있겠는가. 차라리 병이 났다고 둘러대고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돌아오다 청계천에 이르러 굴러 떨어져 환자가 돼 불참해 훗날 정변이 일어났는데도 무사하고 제상까지 오르는 이들이 됐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