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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차마고도 <茶馬古道>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은 어디나 이웃과 소통을 하며 문화를 형성해 왔다. 옛 중국과 티베트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로의 필요에 따라 요철(凹凸)과 같은 교류를 가졌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차(茶)와 티베트의 말(馬)을 교환하는 무역은 그 역사의 장구함을 자랑한다. 오죽하면 역사가들은 기원전 2세기부터 차와 말을 바꾸기 위해 개척된 차마고도(茶馬古道)가 비단길보다도 오래 됐을 것으로 추측하니 역사상 가장 오랜 무역로의 발현이라고 하겠다.

차마고도는 비단길과 달리 험난한 지형으로도 유명한데 마방(馬幇)이라고 불리는 상인들이 말과 야크에 물품을 싣고 고도 4천m가 넘는 산길을 오갔다. 이들 상인들은 차와 말 외에도 당시 생존 필수식품인 소금과 곡식 등을 공급해 척박한 땅의 생명수와 같은 역할을 했다. 또 마방은 꿀벌과 같아 차와 말을 교환하는 역할뿐 아니라 양측의 문화까지 전파했는데 중국에서 티베트를 지나 인도와 파키스탄에 이르렀다고 하니 차마고도는 문화교류의 네트워크이기도 했으리라.

2천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요즘 공생의 상징인 차마고도가 분쟁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당나라와 맞서고 중앙아시아에 대한 지배력까지 보유한 강국인 토번으로 알려졌던 티베트이지만 1750년 청나라 건륭제에 의해 보호령이 되더니 이후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달라이 라마’로 상징되는 티베트의 정신적·정치적 지도자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해외망명정부를 이끌고 있으나 중국을 의식한 세계 각국이 등을 돌리고 있는 처지다.

티베트도 청나라 멸망이라는 호재를 만나 독립국가로서 살림을 차릴 기회를 잡았지만 1950년 10월,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격적인 군사 침공으로 강제 합병당하는 비운을 맞았다. 이후 티베트는 독립을 위해 수천명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대규모 봉기를 계속하며 중국에 대항해 왔으나 역부족이었다. 또 망명정부 역시 초강대국 중국을 상대로 무력이 아닌 대화로 전술을 바꾸며 독립을 꾀하고 있으나 중국의 완강한 반대에 무력한 형편이다.

외신에 따르면 19일 티베트 자치주에서 18살에 불과한 승려가 티베트 독립과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자살했다. 이같은 자살은 최근 1년동안 20건이 넘는다고 하니 나라를 잃은 청년들의 무력감이 자살로 분출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과의 이해관계를 떠나 나라 잃은 설음을 아는 우리이기에 독립을 향한 티베트인들의 몸부림이 더욱 안쓰럽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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