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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경제 민주화만이 답인가?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의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이종태 글|부키|424쪽|1만4천9백원

보편적 복지를 어려운 경제고개를 넘고 넘어 설명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베어 낸 알렉산드로스 대황의 일화처럼 선거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한국의 상황에 명쾌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내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7년 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장하준 교수와 함께 한국 경제를 진단했던 정승일, 이종태가 자유주의에 결별을 고하고, 선순환 될 수 있는 복지국가를 제안한다.

하지만 너무 멀리 돌아갔다. 자유주의와 신고전학파, 경제 민주화론자를 끌어들이지 않아도 이미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복지’와 ‘생산과 분배의 선순환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시작됐으며, 저자들이 우려하는 신자유주의로의 복귀는 (물론 이번 선거를 치뤄봐야 알겠지만) 아직 단언하기어려운 측면이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어렵다. 저자들의 대담을 통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단번에 파악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이 책은 미국식 복지가 아닌, 선순환 되는 경제구조를 확립해 스웨덴 같은 복지국가를 건설하자는 주장을 위해 유로존과 국제 금융위기, 박정희식 경제발전, 재벌개혁, FTA 대책을 모두 짚고 넘어간다.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지치는 느낌이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책 전반에서 나타는 저자들의 해박한 지식과 사유의 깊이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저자들은 경제를 민주화해야 한다거나 재벌을 개혁하자는 대의 자체를 부정하기 보단 조금 다른 방법을 제안한다.

시장주의나 자유주의에 입각한 경제 민주화론과 재벌 개혁론은 지난 시기에 엄청난 정책적 실패를 낳았는데 이명박 정부가 밉다거나, 재벌이 동네 치킨집까지 잠식해 들어가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다시 똑같은 잘못된 수술 칼을 집어 들 것이냐고 저자들은 반문한다.

저자들은 중요한 것은 재벌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재벌이 우리 사회에서 유익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것이라며 ‘주주 자본주의 규제’, ‘기업 집단법 제정’, ‘재벌이 첨단 산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산업 정책’등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해법의 현실성 또한 독자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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