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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수원연화장 故 노무현대통령 추모비 제막

보수단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비 공사를 방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 29일 오후 8시부터 1시간 10분 동안 수원시 하동 수원연화장 내 유택동산 입구에 경찰의 호위 속에 제막식 행사가 진행됐다.

시민 200여명이 2천5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마련한 길이 6m, 높이 3m 크기의 조각가 김도근씨가 1년여에 걸쳐 완성한 이 추모비는 노 전 대통령의 얼굴과 상징물인 민들레꽃이 조각돼 있다.

또 조형물 뒤쪽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화장을 한 그 뜻을 기리기 위해서 시민들의 뜻을 모아 추모비를 세웁니다”라는 글과 ‘그리운 노무현 대통령님께’란 편지함이 마련돼 추모객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사연을 적어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추진위는 지난해 추모비를 세우려 했으나 수원시가 주변 경관과의 조화와 추모비 문구 수정 등을 이유로 반려하자 1년 만인 지난 16일 시유지 사용허가를 받았다.

이날 추모비 건립추진위원회 이주현 공동대표, 민주통합당 김진표·이찬열·신장용 국회의원, 수원사 주지 성관 스님, 원불교 경기·인천교구 최용정 교무, 안영배 노무현 재단 사무처장 등 참여정부와 종교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비 건립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100여 명도 모였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강진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제막식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비를 감싼 흰색 천을 걷어내는 제막 행사로 시작됐다.

이어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 송은자 사무국장의 경과보고와 원불교·불교·기독교 추도의례, 주요 인사들의 추도사, 추도시 낭독, 노래패 공연 등의 순서로 행사가 진행됐다.

이주현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추모비 제작에 애써준 작가와 실무추진 위원들에게 감사드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뒤 마음에 큰 구멍이 뚫린 분들이 많은데, 이곳에서 마음을 달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겨 준 가장 큰 유산은 평범한 시민들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라며 “이곳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짐하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김진표(수원 영통) 의원은 추도사를 통해 “3년 전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곳에서 떠나보내며 느꼈던 안타까움과 슬픔이 그리움으로 변해 작은 추모비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꿈을 꾸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옳은 것을 실천했고, 그것이 자신에게 큰 희생을 가져오더라도 결단을 내리곤 했다”며 “그래서 국민들은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르면서도 그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진 위원은 “노무현 대통령님은 “당신을 버려라’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리석고 부족한 저희들 입장에서 추모 조형물을 만들어, 결국 우리들의 조형물로 만들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님도 하늘나라에서 껄껄 웃으시며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고엽제전우회 경기도지부 등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이 군복차림으로 행사장 주변에 나타나 일부 행사 참석자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차례 사이렌을 울리며 행사를 방해했으나 이들은 행사가 끝날 무렵 자진 철수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추모비 건립 추진위 요청에 따라 경찰 2개 중대 병력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의 반발도 계속돼 제막식 행사에서의 물리적 충돌도 우려됐었다. 수원시의회 새누리당 의원 15명도 이날 오후 1시쯤 연화장 추모비 앞에 몰려가 “수원시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노 전 대통령의 추모비 건립을 시의회의 동의 없이 허가해줬다”며 의회를 무시한 시의 행동에 반발했다.

이들은 이어 ‘화장만 하면 모두가 연고지냐’, ‘보수 진보 편 가르는 염태영 시장은 각성하라’, ‘시민의견 무시한 추모비가 웬 말이냐’라는 문구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30여분 동안 집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 19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추모비 설치공사를 중단시킨 고엽제 전우회 등 경기지역 8개 보수단체는 “수원 지역에 아무 연고가 없는 노 전 대통령 추모비를 연화장에 세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반대의 입장 내세웠다.

보수단체 “지역 연고없는데 건립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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