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한의 세상만사]대학이 너무 많다
[김기한의 세상만사]대학이 너무 많다
  • 경기신문
  • 승인 2012.09.17 20:13
  • 댓글 0
  • 전자신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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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원 논설위원·前 방송인예천천문우주센터 회장

신문을 펼쳐보니 ‘대학 신입생 모집 광고’가 8개 그런데 대학 이름은 모두 생소했다. 엄청난 국비가 보조되는 국립·도립·사립대학들, 엄선해서 지원하고 그럴만한 가치있는 대학을 육성했으면…

경기가 좋을 때는 소위 메이저 신문은 기사뿐 아니라 자기네 신문에 실리는 광고(廣告)에 대해서도 약간의 선별(選別) 기준이 있었다.

확인되지 않는 의약품- 예를 들어 바르면 일주일 지나면 대머리 탈출 보장!, 복용하면 말기암(癌) 환자도 거뜬- 아내로부터 짐승이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기적의 강정제! 한술 더 떠서 투자금 회수를 일년만에 보장...... 이런 희한한 광고는 거의 없었는데......

요즘 불경기는 확실한 모양이다. 오늘 아침 조간을 펼쳐보니, ‘힘찬 비행을 위한 든든한 활주로’라고 커다랗게 제목을 뽑아놓고 “올해도 역시! 대한민국 1등, 3년 연속 취업율 1등, 지난해는 무려 83.8% 취업!!!” 한면을 신입생 모집하는 광고로 채웠다.

‘전면광고’란 말은 눈에 겨우 띌 정도로 끝머리에 자그맣게.... 그런데 미안하게도 그 대학 이름은 생소했다. 그날 신문에 ‘대학 신입생 모집 광고’는 무려 8개였고, 모두 생소했다. 솔직히 대학이 너무 많다.

사회적 문제의 중심에 대학이 거론된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은 이태리의 ‘볼로냐대학’(21세기 초 설립)으로 당시 이 대학은 인기강사가 한 분 있었는데(법학자 이르네루우스), 이 양반 제자란 추천서 한 장이면 유럽 어느 나라에서도 취직이 수월했고 다른 대학 졸업생들보다 월급을 두배 가량 받았다고 한다.

요즈음 서울 강남 족집게 강사는 저리 가랄 정도의 인기였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냐 하면 볼로냐대학 근처의 방값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다른 곳보다 엄청나게 비쌌다고 한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학생들이 조합을 만들었는데, 이름하여 우니베르시타스(universitis). 요즘 대학 유니버스티의 어원(語源)이다. 그때 내건 조건이 ▲방세를 인하하라 ▲수업시간을 정확히 지켜라 ▲강의를 대충하지 마라 ▲마음대로 휴강을 하지마라 등이었다.

처음에는 하숙집 주인들이 대상이었지만 결국 학내문제로, 학교당국과 대결한다. 아마 요즘 몇몇 교수들은 강의방법과 질(質)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요즘 대학생들을 보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마라 했거늘, 젊은놈들 버르장 머리라고!” 하면서 불쾌 하셨던 분들! 천년전에도 버르장 머리 없는 젊은이가 많았다는 사실에 위안받아도 될 듯하다.

이러다 보니 “자! 너희들만 하고 싶은 이야기 하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결국 교수들도 조합을 만들었는데, 이름하여 꼴레지아(collegi). 지금의 단과대학의 모태(母胎)이다.

결국 꼴레이지와 우니베르시타스는 서로의 이익집단이었는데,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극단적인 경우 “너죽고, 나죽자”에 가까운 전쟁 가까운 상황도 많이 연출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요즘 대학생들의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배고픈 사람이 음식에 대한 기대! 집없는 사람이 자기집에 대한 열망! 돈 없더라도 배움에 대한 갈망! 어느 누가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그러나 국립, 도립, 사립대학에 보조되는 국비(國費)는 엄청나다. 국비란 분명 ‘우리가 돈을 내는 세금’과 관계 있다. 엄선(嚴選)해서 지원하고 그럴만한 가치있는 대학을 육성했으면...... 엉뚱한 생각이 드는데.... 지원대학을 심사할 때 법원처럼 배심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어떨런지?

하도 답답해서 해본소리- 어찌됐던 솔직히 지금은 대학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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