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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富不三代貧不三代(부불삼대빈불삼대)

부자 삼 대 못가고, 가난 삼 대 안 간다

 

부자도 삼 대를 잇기 힘들다는 옛말로, 재산을 자식 대에서는 지켜내지 못할 수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가난했던 사람이 갑자기 부자가 되고, 지위가 낮은 사람이 느닷없이 높아지면 어렵고 힘들었을 때를 망각하게 된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개구리 올챙이 적이란 말이 인용되고 있는 것이다. 귀불망천(貴不忘賤)이라 했다. 부귀하게 되어도 가난했을 때를 잊지 않는다는 말이다. 부불망빈(富不忘貧)이라고도 한다.

사람이 부유해질수록 옛날 어려웠을 때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그 여유로움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경구다. 옛말에 난초는 죽는 데 3년, 살리는 데 3년이 걸린다고 했다. 집안의 운도 3대에 걸쳐 바뀐다고 했다. 그래서 부자가 3대 가기 어렵다는 말이 있어 3대 부자는 있어도 4대 부자란 말은 듣기 어렵다.

그런데 오랫동안 지켜온 부자들은 가훈부터 다르다. 300년간 이어온 경주 최 부잣집의 가훈 몇 개를 읽어보자. 며느리들은 시집 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혀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마라, 모든 굶는 이들에게 죽을 끓여 먹이도록 하라, 그리고 헐벗은 이들에게는 옷을 입혀 주어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하였다.

요즘 부자들은 유치원 꼬맹이에게까지 주식 몇 만 주씩 분산 증여시켜 위화감이 천장을 찌르게 한다. 진정한 부자는 이 땅에 3대 거지가 나오지 않도록 나누어주는 자가 아닐까. 내리 잘사는 자가 없고, 내리 못사는 법도 없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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