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이한철"산업융합의 시대, 이업종교류로 대응하자"
[경제칼럼]이한철"산업융합의 시대, 이업종교류로 대응하자"
  • 경기신문
  • 승인 2012.11.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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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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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 이한철

경제 및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롭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하지만 시간과 능력 그리고 자원상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세계가 융합이라는 화두 아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이유이며, 변화는 새로운 것들에 의한 것이 아닌 기존 산업이나 기술 간 결합뿐 아니라 문화, 예술까지 결합해 산업, 개인, 사회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융합에 기반하고 있다.

세상은 ‘1+1=2’가 아닌 ‘1+1=무한대’도 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일명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변신이다. 이런 변신은 자동차, 조선, 항공, 의료, 섬유·의류, 건설, 철강, 농업 등 산업 전반에서 나타난다. 그 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산업이 선진국의 앞선 기술을 받아들여 가격과 뛰어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면 이제는 이런 기반 하에 앞선 IT기술과 문화콘텐츠, 한국적 창의력을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경쟁력을 만들어야하는 시점이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네트워크 경영’으로 전환되고 있다. ‘나홀로 경영’에서 부딪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개념의 기업 생태계 문화가 형성되면서 ‘이업종융합교류회’의 기능과 역할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업종 간 교류는 대기업에 비해 조직력과 기술력, 마케팅 능력, 정보력 등 내부 역량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이 경영 및 기술자원과 정보를 공유,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생·협력활동이다. 같은 업종에서 경쟁사와의 협력은 정보공유의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경쟁을 배제한 이업종 간의 네트워크 경영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경영자원을 교환함으로써 정보 습득 범위가 넓고 취약한 분야의 보완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각 단위교류회별 활동을 비롯해 중앙회 및 지역연합회, 교류회 간의 네트워킹과 해외산업시찰단 파견, 국제간 교류활동 등 그 범위도 다양하다.

실패의 경험을 딛고 재기한 의지의 기업인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기업 출신인 기업의 대표는 자동차 배선 관련 부품으로 창업에 나서 한때 잘 나가는 기업의 CEO였다. 그런 그가 뜻하지 않은 거래처의 어음부도로 실패를 경험한 후 인고의 시간을 견디어 내다가 이업종 교류회 활동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5년 회사를 설립한 후 기술교류회에 참여하여 대학교와 광센서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RAIN SENSOR’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고, 회원사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 PCB 조립 등 업무를 분장하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4개사가 협력해 만들어낸 ‘RAIN SENSOR’는 전 세계적으로 보쉬와 TRW가 양분하고 있는 자동차용 레인센서 시장에 국내 중소기업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것뿐만 아니라, 기존 두 회사 제품의 성능을 한 차원 넘어선 것으로, 특허출원 이후 각종 여론의 집중조명을 받게 됐다. ‘RAIN SENSOR’는 자동차 앞유리의 와이퍼 모터 구동 제어를 앞창 유리의 상단 내면부에 설치된 센서에서 강우량을 감지하여 운전자가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고도 와이퍼를 제어하는 핵심부품이다.

이 사례와 같이 사업상 경쟁상대가 아닌 서로 다른 업종의 경영자들이 멤버십에 의한 인맥을 형성하고 기업경영에 유익한 지식과 기술정보를 교류하여 서로 다른 기술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융합함으로써 각 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을 하나로 모아 신성장동력(new growth engine)을 창출하며 당면한 기업경영상의 문제들을 공동 해결하고, 각 사가 보유한 특화된 역량들을 공유함으로써 미래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것이 이업종교류의 목적이다.

패러다임의 변환기 하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융합시대를 재빨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앨빈 토플러와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도 한국의 미래는 융합에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하고 올해를 산업융합의 원년으로 지정하는 등 정부에서는 융합산업에 대한 지원에 이제 막 나선 상태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업종융합교류’ 활동에 참여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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