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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退一步海闊天空(퇴일보해활천공)

한 걸음만 물러서면 세상이 넓어 보인다

 

잠시만 참으면 세상이 평화롭다(忍一時風平浪靜)는 내용과 같은 말로 장자에 있다.

사기에는 한 걸음 물러서면 두 걸음 전진할 수 있다(一步後退 二步前進)는 말도 있다. 잠시만 참으면 바람이 가라앉고 파도가 고요해진다.

한 걸음 물러서면 바다가 더 넓어지고 하늘은 더 높아진다. 바닷가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바다는 그만큼 더 넓어지고 하늘은 그만큼 더 광활해지는 것처럼 양보했을 때 여지는 더 많아지는 것을 말한다. 조금만 참으면 심기가 화평하다(忍三分心平氣和)는 말도 여기에 부합한다.

채근담에 처세를 함에 있어 한 걸음 양보함을 높게 여긴다 했다.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은 곧 한 걸음 나아가는 기초가 되며, 남을 대접함에 있어 한결 너그럽게 하는 것이 자기에게 복이 되거니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은 실제로 자신을 이롭게 하는 기본이 된다(處世讓一步爲高退步則進步的張本 待人寬一分是福利人實利己的根基)고 하였다.

무조건 참고 무조건 양보하는 그런 식의 의미가 아니다. 항상 신중하고, 신중한 후에 결정하는 마음 자세를 가지라는 거다. 내가 양보하면 남도 양보하려는 마음을 끌어내기 위한, 그래서 겸손하고 사양할 줄 아는 사회를 그려보는 것이 과연 지나치다 할 것인가. 모든 것을 다 이기려고만 한다면 그런 이들의 삶은 거칠고 피곤의 연속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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