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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如厠二心(여측이심)

뒷간에 갈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

 

항간에 ‘위기를 모면하면 하느님을 잊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인간은 하나같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하느님을 찾는 데서 비유된 말이다.

애걸복걸해서 도와줬는데 차일피일 미루니 이것이 바로 여측이심(如厠二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간사한 것인가. 어떤 목적을 이루고 처리해내기 위해서 자존심 따위는 내팽개치고 아부 일색이지만 그 목적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본래 자기로 돌아간다.

20여 년 전의 일이다. 국제봉사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할 때 모 회원이 늦게 결혼하고 국제회원이 살고 있는 이웃 나라로 신혼여행을 갔다. 그 곳에 살고 있는 B회원은 여행 온 우리나라의 회원에게 자기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일주일간 손발이 돼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런 도움을 받을 때는 감지덕지한 생각에 그야말로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오면 10배를 잘해드리겠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B회원이 우리나라를 찾아왔을 때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아침해장국으로 그를 보냈다. 그 나라의 백만장자였던 그는 함께하려는 봉사의 마음이었을 것이고 그 무엇도 바라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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