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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사회]지구의 날, 인간의 조건

 

요즘 방송사의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친숙한 분들이 출연한 까닭도 있겠지만 공중파에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이기도 하고, 누군가 가끔 한번쯤은 상상했던 생활을 다큐형식으로 진솔하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그들이 실행한 주제는 휴대전화 없이 살기, 자동차 없이 살기, 돈 없이 살기 등 우리 인간의 삶의 아주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생활양식으로 이미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이다. 삶과 생존의 조건들이 하나씩 배제되면서 불편을 호소하고 고민하고 서로 지혜롭게 이겨나가는 모습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더 쉽고 더 빠르고, 공동체보다는 인간 개인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현대문명의 이기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포장되지만 편리하고 풍요로워진 것만큼 인간은 더욱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라는 좀 더 본질적인 질문에 우리는 스스로가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동의하고 서로에게 길을 묻는 것이다.

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올해 44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기름 유출사고를 계기로 1970년 4월 22일 미 상원의원 게이로 넬슨이 주창하고, 당시 하버드생이던 데니스 헤이즈가 발 벗고 나서서 첫 행사를 열었다. 그 후 전 세계 환경NGO들의 기념일로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공해추방운동연합이 ‘남산 껴안기’ 행사를 통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기념행사가 시작되어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1970년 4월 22일 뉴욕에서 채택된 지구의 날 선언문은 ‘오늘 우리는 우리의 땅, 우리의 하늘, 우리 모두를 살리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필요한 행동으로 나아가는 지혜를 모으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 우주 가운데 단 하나뿐인 우리의 삶의 터전 지구를 오염과 핵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건지기 위해 100여 개국 수억의 인구가 지구의 날을 선포한 오늘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과 이 하늘을 자손만대 굳건히 깨끗하게 보존하고자 다짐한다’라고 시작된다. 현대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얻은 대신 환경파괴, 빈곤의 확산 등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지구인들의 행동은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회의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대거 참여하여 21세기 지구 환경보전을 위한 국제기구, 각국정부, 단체, 국민들이 실천해야 할 지구 환경문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였고, 의제21(Agenda21)을 채택하게 되었으며, 세계인들의 각성과 행동은 “전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라는 의제로 합의되었다.

오늘날 ‘지구의 날’은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제3세계 국가들 중심으로 ‘지구 대지의 날’로 바꿔서 부르자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그 출발점은 선진국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의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선진국들의 행동이 절대적으로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또한 최대 배출국에 속하는 미국의 거부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배출량이 심각하게 지구환경의 위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10위권 내에 속하는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1970년대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속도로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움직임은 매우 더디고 의지가 부족하다. 현대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 준 편리함과 학습된 욕망으로 인한 과대생산과 소비는 이미 그것을 되돌릴 수 없는 한계상황을 직면하게 만들어 버렸다.

자연 다큐멘터리 전문 방송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이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밤 11시부터 12시까지 ‘TV 1시간 끄기 운동’을 펼쳤다고 한다. 세계적인 방송사가 지구환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국민 모두가 현재를 극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를 더 이상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인간의 조건이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지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이미 누리고 있는 인간의 조건을 하나씩 배제한다면 달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닐지? 지구의 날에 다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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