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애거사 크리스티 賞과 박원순 서울시장
[사람과 사람]애거사 크리스티 賞과 박원순 서울시장
  • 경기신문
  • 승인 2013.05.1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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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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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두 시인, 시나리오 작가

‘도요새, 작지만 멀리 나는 넓적부리도요.’ 박원순 서울시장의 명함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사전에 의하면 도요새는 도요과에 속한 새이며, 몸길이는 15~30cm 정도로, 등은 갈색 또는 회색이고, 배는 흰색 또는 크림색이다. 가을에는 봄에 비해 몸빛깔이 옅어진다. 다리와 부리가 길어 얕은 물속을 걸어 다니며, 물고기나 곤충 따위를 잡아먹는다. 도요새로는 깝작도요와 넓적부리도요 따위가 있다.

지난달 필자는 수원평생학습관에서 도요새책방을 찾은 시민들과 토크쇼를 가졌고, 이곳 시민사회자료관과 도요새책방 명예관장으로부터 독립영화 부분에 대해 발표한 공로를 인정받아 ‘애거사 크리스티 상’을 받았다. 예고 없던 일이라 당황스러웠는데,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을 위해 발로 뛰는 정훈관이자 작가로서 시민들에게 반전의 매력을 선사해 주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상에는 ‘경찰의 편견을 깨준 감수성이 돋보인 당신께 애거사 크리스티 상을 드립니다. 참!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영국의 추리소설 작가이다. 메리 웨스트매컷(Mary Westmacott)이라는 필명으로 연애소설을 집필하기도 하였으나, 80여 편의 추리소설을 애거사 크리스티라는 필명으로 발표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가 창조해낸 에르퀼 푸아로, 제인 마플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으며, 그는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의 작품은 영어권에서 10억 부 이상 팔렸으며, 103개의 언어로 번역된 다른 언어판 역시 10억 부 이상 판매되어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되었다. 또한 그의 희곡 《쥐덫》은 1955년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현재까지 공연 중이다. 의처증이 심한 남편과 이혼한 후, 1930년 애거사 크리스티는 14세 연하였던 고고학자인 맥스 맬로원과 재혼했다. 두 번째 결혼은 평탄하였으며 남편과 함께 중동을 여행한 경험이 소설에 반영되었다.

1971년 대영제국 2등급 작위급 훈장을 받았으며, 1976년 85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외동딸 로절린드 힉스 역시 2004년 85세의 나이로 사망하여 현재 그의 손자인 매튜 프리처드가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다. 크리스티 소설들의 한국어판은 줄곧 번역되어 왔으나, 정식 한국어판은 황금가지에서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 시리즈로 출간되어 있다.

필자는 EBS방송에 출연해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그림자밟기》라는 장편소설을 출간하고 책읽어주는 코너에서 대담한 바 있다. 《그림자밟기》는 주부성폭행사건과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한 경찰관이 인간애와 의무의 틈바구니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픽션으로 다루었다. 이 소설은 현재 영화 시나리오로 각색되어 제작 중인데, 가까운 시일 내에 관객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상을 받은 필자는 부상으로 박원순 시장이 ‘우리 함께 행복한 세상을’이라는 말과 함께 서명한 그의 저서 《희망을 걷다》를 선물로 받았다. 《희망을 걷다》는 백두대간의 종주기를 담은 여행기다. 지리산 중산리에서 설악산 마등령까지 여정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진솔하게 담아낸 내용으로 그가 서울시장이 되기 전에 변호사, 시민운동가, 소셜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하면서 49일 동안 산을 타고 백두대간 종주라는 행군을 한 성찰과 사색의 기행이다. 인권변호사,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에서 활동하던 소회를 산이라는 공간에서 허심탄회하게 밝힌 좋은 책이다.

좋은 책을 읽으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수원평생학습관 시민자료관에는 인문사회 도서와 기록물이 구비되어 있다. 또한 인문학적 소양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 시장이 위탁한 5만여 건의 자료와 인문사회 분야 5천여 건의 자료들은 수원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토크쇼를 마치고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긴 필자는 ‘책읽는 마을이 희망이다’를 주제로 250명의 시민들과 함께 박원순 시장의 특강을 경청했다. PPT를 통해 그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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