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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밀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총감독

 

오는 8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예술축제 ‘애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에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백남준 아트센터, YMAP, 김형수 작가가 참여해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을 맞는다.

지난해 시각예술, 영화, 애니메이션, 설치예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올해 주제는 ‘아트 앤 테크놀러지’다.

2006년부터 페스티벌의 총 감독을 역임하고 있는 조나단 밀스(50)는 “2011년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국 공연(극단 목화, 안은미 무용단)으로 세계 관객들은 뛰어난 수준의 한국 예술문화에 뜨거운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올해 페스티벌 ‘아트 앤 테크롤러지’로 소개되는 한국의 작품들은 단순히 또 다른 ‘한국작품’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코틀랜드와 한국 예술계의 이해와 협업을 통해 보다 깊은 수준의 동반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나단 밀스 총감독(50)은 지난 4월 30일 한국을 방문해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 초청 전시 사전보고회에서 페스티벌의 전시와 행사를 직접 소개했다.

또 이번 페스티벌에서 백남준과 그의 예술세계가 갖는 의의를 전했다.

▲‘아트 앤 테크롤러지’

에든버러는 영국 안의 또 다른 나라 스코틀랜드의 수도로 스코틀랜드인들의 긍지와 자존심이 곳곳에 스며있다.

그 만큼 에든버러는 그들의 역사와 개성을 뚜렷하게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스코틀랜드는 전자기 이론과 텔레비전 테크놀러지의 발상지로, “과학자이며 철학자인 동시에 엔지니어인 새로운 예술가 종족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백남준의 이번 에든버러 페스티벌 참여는 의미가 각별하다.

조나단 밀스 감독은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인 ‘아트 앤 테크놀러지’를 구상할 당시부터 백남준을 염두에 두었고, 지난해 2월 백남준아트센터를 방문해 ‘TV정원’ 등의 상설 전시 작품을 본 뒤 주저 없이 백남준을 페스티벌 초청작가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수년간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며 유럽 중심의 축제에서 세계의 예술가들을 아우르는 축제로 발돋움하고자 노력해 왔고, 그 과정 에서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인 ‘아트 앤 테크놀러지’가 탄생했다”며 “50년전 이미 예술에 테크놀러지를 결합한 백남준은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예술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백남준의 전시회 주제는 ‘백남준의 주파수로:스코틀랜드 외전’이다. 1963년 독일 부퍼탈에서 열린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텔레비젼’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음악과 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백남준 특유의 관점을 볼 수 있는 영상작품 ‘글로벌 그루브’와 ‘비디오 코뮨’등 총 70여점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조나단 밀스 감독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 중에 ‘TV 부처’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과다카날 레퀴엠’(29분15초)이라고 꼽았다.

‘과다카날 레퀴엠’은 백남준이 아방가르드 첼리스트 샬롯 무어먼과 1876년 태평양 솔로몬 군도의 과달카날 섬에서 촬영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샬롯 무어먼이 바닷가에서 첼로를 등에 매고 해변을 포폭하며 요셉 보이스의 펠트천으로 싼 첼로로 백남준의 ‘평화소나타’를 연주한다. 여기에 백남준은 당시 세계대전 참전자들의 인터뷰, 격전 장면 등을 교차 편집하고, 이미지들의 겹치게 하거나 색상을 변조하는 등의 이미지 조작을 통해 ‘과다카날 레퀴엠’을 완성했다.

조나단 밀스 감독은 “2차 세계대전의 고통을 전하는 영상들 사이로 등장하는 첼로를 끌고 해변을 걷는 여인의 모습이 강한 인상을 줬다”며 “미디어를 매개로 지리와 역사, 정치 등 복합적 주제를 다룬 강렬한 작품”이라고 간략한 소감을 밝혔다.
 

 

 


▲조나단 밀스가 본 백남준

조나단 밀스 감독은 백남준에 대해 “위트와 유머를 가진 동시에 파괴적 예술성을 가졌다”고 평가 했다.

이어 “예술가에게 기술·재료·기계 등의 표현 매개는 일종의 도구로 볼 수 있다. 예술가는 사용하는 도구를 통해 강력하고 지속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백남준은 20세기 말 이미 테크놀러지가 현대에 미칠 영향을 예견했다. 백남준 이후 서로 다른 영역의 아이디어들이 결합하며 새로운 형태의 예술세계가 나타난 것은 결국 백남준에게로 회귀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베토벤과 BBC의 라디오 드라마를 예로 들었다.

그는 “베토벤이 그의 작품인 피아노 소나타로 유명하지만 도구를 중심으로 한 시각에서 볼 때 베토벤이 유명한 것은 피아노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며 “베토벤의 시대에 와서 피아노를 구성하는 프레임으로 금속이 사용됐고 이때부터 보다 넓은 음역대를 표현할 수 있었다. 이는 베토벤이 그의 음악세계를 확장하는데 중요한 요소였다. 베토벤은 메탈이 사용된 새로운 피아노(새로운 매체)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실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BBC 라디오의 황금기를 이끈 것은 라디오 드라마를 기획하면서부터 였다. 시각적 요소를 표현하지 못하는 라디오 방송에 다양한 언어를 사용, 청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상상의 세계를 엶으로써 라디오의 표현 영역이 확장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견주어 “백남준 역시 예술 영역에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 새로운 기술을 실험했고 또한 새로운 영역을 창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젊은 세대들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 많은 창조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자부하겠지만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알게 된다면, 견줄 바가 되지 못함을 알게 될 것이며 보다 많은 영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

이번 2013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에서 텔봇라이스갤러리는 백남준 아트센터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테크놀러지와 창의적으로 관계 맺기를 고취하면서 백남준이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혁명적 예술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더불어 ‘백남준의 주파수로: 스코틀랜드 외전’전의 주제와 연계해 지난 4월 26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최한 심포지엄 시리즈인 ‘백남준의 선물’ 여섯번째가 10월 에든버러 대학에서 연계 심포지엄으로 열린다. 이를 통해 에든버러의 철학적 유산 위에서 우리가 살고있는 물리적 세계와 백남준의 유동적인 지성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자리가 구현된다.

한편, 전시 개막 주인 8월 8일부터 10일까지 백남준 아트센터 큐레이터들이 기획한 퍼포먼스 아트프로그램이 에든버러대학 플래이패어 도서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현재에 되살리며, 백남준아트센터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는 다케히사 고수기(일본), 권병준, 이옥경(이상 한국), 하룬 미르자(영국) 등 네명의 국제적 아티스트들의 공연은 전시의 진폭을 넓히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미디어퍼포먼스팀 ‘YMAP’과 미디어아티스트 김형수 작가도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YMAP(안무 김효진)은 2006년 미디어아트와 무용을 접목한 ‘물질을 상상하다’ 작품을 선보이면서 국내 미디어 퍼포먼스 장르를 개척한 현대무용단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50년대 TV쇼 프로그램, 영화필름의 자료화면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 춤과 접목시킨 ‘마담 프리덤’ 공연을 선보인다.

김형수 작가는 특정한 물리적 시공간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부각시켜 스크린 인터페이스로 연출하는 예술가로, 실내외 공간에 LED를 설치하거나 프로젝션 매핑 등으로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번 축제 전 기간 동안 에든버러의 중심지 어셔홀 광장과 페스티벌 극장에 대규모 ‘미디어 스킨’을 설치해 새로운 공공예술로서의 미디어아트를 구현할 예정이다.

이밖에 세계 40개국에서 3천여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은 다양한 퍼포먼스로 세계인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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