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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에는 하나로마트가 운영되고, 지상 1층에는 금융업무 창구가 있다. 특히 토요일에도 금융 업무를 하고 있는가 하면, 판매 인원이 부족한 경우 금융 업무를 맡던 직원이 도와주기도 한다. 화성 동탄지성로 166(능동)에 있는 태안농협의 모습이다.

자신이 다니는 직장에 대한 주인의식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조합원들의 주인의식 중심에 김세제(52) 조합장이 있었다. 지난달 23일 2층 조합장실에서 그가 살아온 인생과 태안농협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들어봤다.

■ 위탁영농회사 대표에서 농협과 인연을 맺기까지

화성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 조합장은 수원공업전문대학을 나와 방위산업체(대한강의) 개발과와 서울 소재 기계관련 업체 등에서 10년 동안을 근무했다. 그 기간 동안 화성에서 출퇴근하며 9천900여㎡(3천여평)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를 도와 농사일도 병행했다.

그러던 1991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따른 농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농어촌특별법을 마련했다. 5명 이상의 농민이 일정규모의 시설장비를 갖추면 부족한 농가에 농사일을 대신해 주는 위탁영농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적극 육성하기 시작한 것.

“당시 부친께서도 연로하셔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마음 맞는 중학교 동창 6명과 함께 전국에서 6번째로 위탁영농회사 설립 등록을 했습니다.”

다니던 직장을 갑자기 그만두고 농사를 짓는다고 하니, 아내의 반대가 심했다. 뜻을 굽히지 않자, 농사를 지으려면 농대를 나오라며 조건을 걸었다. 그는 1992년 뒤늦게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를 들어갔다. 공부를 하면서 같은 농학과를 다니던 농촌진흥청 직원을 알게 됐고, 그와 함께 농업회계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다.

“위탁영농회사 법인 형태는 합자회사에서부터 합명회사, 유한회사, 주식회사 등 어떤 형태든 상관없었기 때문에 저희는 화성위탁영농㈜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무신고를 해야 했고, 당시 한 달에 10만원의 비용이 들었죠.”

이를 계기로 그와 동료들은 ‘과학영농 실현’ 성과를 인정받아 1993년 전국 최초로 전국위탁영농회사 대통령상 단체 표창을 받게 됐다. 다음해인 1994년에는 이인제 경기지사로부터 경종(耕種)부문 농어민대상을 수상했다.

농지 70㏊를 경작하고, 연매출 1억3천만원까지 올리며 잘 나가던 회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은 1997년. 화성지역이 개발되면서 농지가 점차 사라지고, 소규모 농가도 농기계 구입·보급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때였다.

또 IMF 경제위기가 오면서 직장에서 퇴출된 사람들이 영농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화성위탁영농㈜도 구조조정을 피해 갈 수 없었다. 3명만 남고 김 조합장을 포함한 3명은 회사를 떠났다.

이후 그는 1999년 병점 느치미마을 이장을 하면서 본격적인 지역사회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특히 경기대 행정대학원을 다니며 ‘농업협동조합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2000년에는 태안농협의 감사도 맡게 됐다. 농협과 맺은 인연의 시작이었다.

■ 태안농협 조합장 되다

하지만 농협과의 첫 인연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당시 다른 마을 이장이던 친구도 농협이사를 지냈는데, 화성시 우시장 문제가 잘못돼 경찰조사를 받는 지경까지 이르렀어요.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려고 했던 마음이 일순간 무너졌죠.”

이 일을 겪은 후 그는 지역사회활동이고, 봉사고 다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주변 지인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됐다. 그는 봉사활동에만 전념하자는 생각으로 화성 안용중학교 축구부 후원회장을 맡았다. 당시 안용중학교 축구부는 전국대회에서 우승까지 할 정도로 뛰어났지만, 사정에 의해 해체됐다가 후원회가 결성, 그가 초대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다시 부활했다.

“후배 250명이 적극 나서 2천700만원의 후원금을 마련했습니다. 정말 감동이었죠. 그 후원금으로 야간에도 경기를 할 수 있는 야간조명탑을 건립할 수 있었어요.”

후원회장의 임기를 마친 후 태안 로타리클럽 회장을 하던 그는 2005년 태안읍이 6개동으로 나눠지면서 병점2동 체육진흥회장, 병점중학교 운영위원장 등 보다 다양한 지역사회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16년간의 영농 경험과 다양한 지역사회 활동을 바탕으로 2009년 그는 태안농협 조합장에 도전했고, 그해 2월 24일 당선의 기쁨을 누린다.

김 조합장은 “선·후배 20명에게 각각 3개씩의 공약 아이디어를 부탁했고, 지역농협 네트워크에 취합·정리를 맡겨 6개의 중요공약을 만들었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자신감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4월 조합장으로 취임한 후 성과관리시스템 도입, 하나로마트 안녕점 지상 이전, 병점본점 능동 이전 등을 추진, 태안농협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 예수금 1조원 돌파 등 태안농협의 괄목 성장

태안농협은 창립 43년 만인 2012년 4월 말 예수금 1조원 달성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예수금 1조원 돌파는 도내 162개 단위조합 가운데 수원농협, 수원화성오산축협, 일산농협에 이어 4번째이며, 지역규모로는 전국 1천158개 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최소면적인 읍·면 단위(구 태안면)에서 이뤄낸 것이다.

2009년 취임 당시 예수금은 6천400억원이었지만,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8천억원 달성탑을 수상한 데 이어 취임 1년 만인 2010년 9천억원 달성탑까지 거머쥐었다.

올해도 예수금이 지난 4월 16일 기준 1조1천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동탄1신도시의 수요를 충족하고 판매농협 구현을 위해 지하에 있던 하나로마트 안녕점을 지난해 9월 지상으로 새롭게 이전 개장했고, 11월에는 43년간의 병점본점 시대를 마감하고 능동본점 시대를 열었다.

그는 올해 경영이념을 ▲감동(感動) ▲해현경장(解弦更張) ▲주마가편(走馬加鞭)으로 정했다. 감동은 농협 구성원 모두가 만족을 넘어 감동의 시대로 가는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태안농협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해현경장은 거문고의 줄을 조여 맨다는 뜻으로, 그동안 준비해온 경영방침과 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생각과 행동을 재정비하자는 의미며, 주마가편은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더욱 격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올해부터 지점 성과관리시스템을 세분화해 개인별 성과관리시스템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올해 선포한 ‘행복한 꿈터 만들기’를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태안농협의 괄목 성장은 조합원과 임직원의 동심협력(同心協力)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올해도 조합원과 고객에게는 감동을, 임직원들은 최고의 농협을 만들겠다는 한 마음으로 뭉쳐 건전하고 내실 있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세제 조합장은?

△학력

- 1979년 양명고등학교 졸업

- 1981년 수원공업전문대학 기계설계학과 졸업

- 1998년 한국방송통신대 자연과학대학 농학과 졸업

- 2003년 경기대학교 행정대학원 지역경제경영 졸업

△경력

- 1993~2003년 화성위탁영농㈜ 대표

- 1998~2004년 화성시 농업경영인 정책부회장

- 2005~2006년 태안 로타리클럽 회장

- 2009년~ 태안농협 조합장

사진 노경신 기자 mono3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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