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憂鬱症·depression)은 가장 흔한 정신질환으로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인생의 늪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신의학에서 보는 우울 상태란 생각의 내용, 사고과정, 동기, 신체활동 등 전반이 저하된 상태를 일컫는다.
원인은 일상생활의 각종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유발시키지만 사회심리학적, 생화학적 원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생화학적 원인으로는 대뇌에서 생성되는 모노아민 가운데 노르에피네피린이나
세로토닌 분비 과정의 결함을 들 수 있다.
이 화학물질들의 양 또는 활성도가 낮아져 우울증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하며 남성은
나이 들면서 점차 늘어나고 여성은 35~45세 사이에 높게 나타난다.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 3명 중 1명이 노인으로 밝혀졌다.
노인 우울증은 초조감, 죄책감, 건강염려증, 우울망상 등이 심할 경우 신체 기능 저하나 자살로 이어질 수 있어 주변 사람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 노인우울증 치매와 상관관계 높아
노인 우울증의 경우 인지장애를 유발하는데 노인성 치매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치매(dementia)는 여러 원인으로 뇌기능이 손상돼 이전에 비해 기억력 및 지적 능력이 저하되고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치매환자는 50%에서 우울증을 동반하고 경도인지 장애 환자에서는 35%에서 우울증을 동반한다.
치매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병하는 것에 비해 우울증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크다.
우울증에 걸려도 뇌의 모든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특히 인지기능의 장애가 있는 노인인 경우에는 진단 시 치매인지, 우울증인지, 혹은 우울증을 동반한 치매인지를 잘 분별해야 한다.
치매의 위험 인자는 고령, 심혈관 질환 경력, 두부손상, 가족력, 우울증 등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울증은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병 3.2배, 혈관성 치매 2.8배까지 증가시키는 위험인자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 감소로 일상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을 말한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뇌졸중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있으며 이 밖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한 치매가 있을 수 있다.
전반적인 뇌기능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체의 50~60%를 차지하고 뇌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한다.
치매 치료 시 인지기능 호전효과는 쉽게 나타나지 않으나 우울증이 동반된 치매의 경우에는 우울증만 좋아져도 전반적인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된다. 노인의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으며 치매의 발생 확률을 높인다.
특히 치매와 동반된 우울증은 치매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우울증의 치료가 급선무다. 노인 우울증은 치매와 달리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률이 80% 이상 된다. 노인 우울증은 배우자와의 사별, 신체 질환, 경제적 손실, 자녀와의 갈등 등 유발 인자가 뚜렷한 경우가 많아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 노인 우울증 치료
우울증 치료방법으로는 정신치료, 약물요법 등을 들 수 있다. 정신치료는 환자 마음을 편안케해 우울증을 유발시킨 내면적인 요인을 풀어서 순화시키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환자 대뇌 속의 화학성분의 불균형에 직접 영향 주는 항우울제 약물을 사용해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빠른 치료가 요구될 때는 전기충격요법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 뇌에 전류를 흘려 경련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우울증의 치료는 정신치료와 약물요법 또는 전기경련요법을 같이 사용할 때 좋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상당수가 재발의 아픔을 겪게 돼 명상을 통한 병행치료요법이 새로운 치료 기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노인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는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명상과 같은 여러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매일 30분 정도 햇볕을 쬐며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것도 우울증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가족의 관심이 중요하다. 노인들 역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등 커뮤니케이션을 스스로 단절하는 것은 좋지 않다.
노인 우울증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다. 자주 일상생활에 대한 대화를 나눠 증상을 파악하고 환자가 치료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움을 주며 노력해야 한다. 마음챙김 인지요법은 우울증만 아니라 여러 정서적 질환에 효과적이다. 한편 치료를 요하는 병적 우울증의 특징은 증상이 2주 이상 오래 갈 경우, 식욕과 수면 상태가 심각할 때, 생명 비관적 상태가 올 경우, 사회적·경제적 역할 수행에 큰 지장이 초래될 경우, 환각과 망상이 동반될 경우 등이며 치료를 받는 것이 좋고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정신치료, 전기경련요법,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법 등이 있다.
<도움말=서신영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