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이원복 경기도박물관 관장

 

“중앙박물관을 넘어 경기도박물관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

지난 5월 23일 경기도박물관 제10대 관장으로 취임한 이원복(59) 관장의 말이다.

이원복 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박물관에는 단점과 장점을 모두 갖춘 박물관이라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경기도박물관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약점부터 이야기하자면 서울과 가깝게 있어 상대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강점은 유물이 특화돼 있다는 점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특화뿐이다. 청주나 대구, 전주도 이 특화성은 좀 애매하다. 그러나 도박물관은 확실하다. 초상, 도자기, 복식 등 특화된 유물을 간직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조선시대 양반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도박물관은 초상화, 묘, 복식 등 조선시대 양반문화와 관련한 유물, 유적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으며 백제문화와 고구려 문화도 아우를 수 있는 지역적 이점이 있다.

초상화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양이나 중국 등 타국에 비해서도 최고다. 초상화가 어떤 면에서 예배 종교대상인데 오늘날 인간중심에서 큰 힘이 된다. 도박물관은 앞으로 운영하는데 초상화를 가지고 해 나갈 것 많고 밑거름이 돼 줄 것이다.”

-도박물관의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가장 부각되는 게 교육이다. 서울 등 몇몇 박물관에는 교육담당 학예사를 두고 있다. 도박물관 역시 자체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교육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또 지역 학교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전국 박물관이 공유하고 있기에 공조해 가야겠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면.

“평생교육의 성격으로 몇몇 박물관에서 박물관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1977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많이 생겨나다 보니까 옛날만큼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소주제로 넘어가서, 이번에 다루는 ‘종교’ 등 프로그램이고, 또 한편으로 공무원이나 CEO과정 등 동일한 부류의 사람들에게 박물관을 통한 만남의 장을 마련해 주는 등 다각도로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기도에서 구상·기획해 서울로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할 예정이다. 실학 선사 등 조금만 신경 쓰면 우리나라 역사 전체 꿰찰 수 있다. 남한산성 하나만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갖고 있다.

도내 박물관들과 연계해 다양한 주제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며, 서해안을 끼고 있는 만큼 국외 박물관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박물관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물관의 최근 포맷은 복합문화공간이다. 유물 관람과 같은 학술적 기능뿐 아니라 휴식과 문화향유,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교육기능 등 현대 사회가 박물관에 원하는 역할이 다양화 됐다. 이처럼 사회 시각에 따라 박물관도 변화해 가야 한다.

박물관을 단지 유물이 전시된 ‘과거의 공간’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현재에 과거와 미래를 담는 것이 박물관의 역할이다. 단절된 과거를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현재 그리고 현실과 연결된 과거를 담는 곳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박물관은 쉬는 공간이 맞는다고 본다. 앞서 말한 ‘휴식’의 개념은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 2보 약진을 위한 휴식을 의미한다. 또 열린 공간, 어둡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 박물관이 이렇게 변했다.”

-일각에서는 박물관 본연의 기능인 학술 연구 기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이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조급함이다. 사실은 전공도 다르니까 5년 치 정도의 전체를 미리 계획해 적어도 한쪽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축적된 곳에서 뭔가 이뤄진다. 득보다 실이 많다. 편하게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자문하고 변화를 위한 접합점을 찾아가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전시가 있나.

“개인적으로 ‘차(tea)’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고 싶다. ‘차’는 문학, 사상, 미술을 포괄할 수 있는 주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KBS)과 2002년 비엔날레에 관련 전시가 이뤄진 일이 있지만 소규모로, 본격적인 전시를 하고 싶다.

유불선과 영호남을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테마라고 생각한다.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생각하고 있다. 차는 마시는 음료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 관심 있다.”

-도박물관 관장으로서 무엇을 해놓고 싶은지.

“관장으로 갔을 때 광주, 전주 등에 갔을 때도 많은 이노베이션을 진행했다.

재단에서 말했지만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2년 정도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조명 하나로도 확 달라진다. 단순한 것 같지만 조명을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글어낼 수 있다.

서울에서는 박물관 회원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해 후원 받아 진행한다. 그러나 이곳은 그런 기반이 없어 아쉽다. 때문에 박물관회나 자문위원회 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뮤지엄파크(경기도박물관ㆍ백남준아트센터ㆍ경기도어린이박물관) 체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근접 지역에 문화예술기관이 한 군데 있어서 좋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각 기관의 독립적인 학예실을 갖춰야 한다. 한 사람이 큰일을 한다. 하지만 처음 본 물건을 전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한 사람이 긴 시간 시행착오를 거쳐 쌓은 경험을 통해 훌륭한 전시와 연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행정은 한 곳을 중심으로 전체를 연결하되 각 기관 자체는 법인체로 가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도박물관이 외국 박물관과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박물관 역사가 짧지 않다. 서양근대박물관은 장물전시관에서 대중을 위한 박물관으로 변화하는 데 시간 소요된다. 우리나라는 순종 때 이미 이 같은 개념이 피력됐다. 이 개념에서 앞서있다.

한편, 근대 박물관은 정통성의 성격을 갖고 있었다. 유물의 가격이 아닌 의미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 중앙박물관으로의 개칭과 박물관 증가도 남북교류에 영향이 있었다.”



이원복 관장은?



경력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입사

▷공주·청주·전주·광주 등 국립박물관장 역임



전시

▷조선시대 풍속화전·산수화전

▷겸재 정선전 등



저서

▷나는 공부하러 박물관에 간다

▷회화-한국미의 재발견 등 10여 권

글 │ 이동훈 기자 gjlee@kgnews.co.kr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