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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간 협동’ 실천 통해 상생경영 꽃 피웠다

1990년 ‘안산소비자협동조합’ 탄생… 신협 정신 온전히 계승
안산의료생협 등 4개 협동조합 ‘우리생협치과’ 공동 설립·운영

 

④ 안산 화랑신용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은 서민들이 고리채 극복을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은 채 스스로 출자하고 참여해 세운 서민 금융기관으로, 조합원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신협의 정신이자 사명이다.
 

 

 


▲ 스스로 출자하고 참여해 세운 서민 금융기관

지난 1990년 ‘안산소비자협동조합’으로 설립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소재 ‘화랑신용협동조합’(이하 화랑신협)은 안산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신협의 정신을 온전히 이어가고 있는 조합으로 손꼽힌다.

지역 내 4개 이종 협동조합의 연대를 통한 ‘우리생협치과’ 공동설립과 ‘안산협동조합협의회’ 출범, 지역 내 협동조합 설립을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 및 지원과 더불어 일본 내 신협과의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설립 23주년을 맞은 화랑신협은 설립 당시 지역특성상 반월공단의 영향으로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외지인들의 단합과 공단 내 인권문제 해결 및 먹거리 지키기의 일환인 ‘우리밀 살리기 운동’ 등을 위해 총 18명이 뜻을 모은 ‘안산소비자협동조합’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조합 운영 및 조합원 지원의 일환으로 고잔신협을 창립하고, 1998년 인근의 원곡(천)신협 및 군자신협과 합병해 1만6천438명의 조합원이 함께하는 지금의 화랑신협으로 재탄생했다.
 

 

 


▲ ‘우리생협치과’ 설립

지난 23년간의 성과 중 가장 대표적인 성과라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생협치과’의 설립이다.

화랑신협의 처음을 시작한 고잔1동 화랑신협 건물 2층과 3층에 위치한 치과는 지난 2009년 화랑신협과 안산의료생협, 경기남부두레생협, 아이쿱안산생협 등 이종 협동조합의 공동설립을 통해 문을 열었다.

협동조합원칙에 맞도록 조합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은 물론, 안산지역사회 주민과 소외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해 설립된 이 곳은 한 달에 800여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설립과정에서 각 신협들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은 협동조합의 꽃’이라는 말을 몸소 실천했다.

화랑신협은 300여㎡의 치과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했고, 경기남부두레생협과 아이쿱안산생협이 기관출자했으며, 안산의료생협이 경영책임을 맡는 등 역할을 분담해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은 협약을 맺은 4개 협동조합 조합원들에게 할인혜택 제공 등 협동조합으로써의 역할은 물론, 수익금의 일부(연간 5천만원~7천만원)를 차상위 계층의 노인과 아동, 외국인 등 의료소외계층의 무상진료에 사용하며 지역사회 내 의료복지 실천에도 앞장 서고 있다.
 

 

 

 


▲ 골목상권 지킴이

화랑신협은 또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안산협동조합협의회 소속 3만여 조합원과 병원, 웨딩홀, 마트, 영화관 등 지역상권을 연계해 조합원들에게는 안전하고 저렴한 생활소비를 보장하고, 지역상인들에게는 매출 증가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밖에도 화랑신협은 안산지역 협동조합 간의 허브 역할에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의 공포 이후 신규설립을 희망하는 협동조합을 위한 기본교육과 경영컨설팅을 통해 후발 조합들이 안정적인 조직기반을 유지토록 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미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기존의 선발 조합들과의 연대를 통해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등 조합원 스스로가 서로 돕는 조합원 중심의 상생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인터뷰>김상열 이사장 “서민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안산지역 협동조합 구심점 역할”

 

 

 

“신협은 건전한 금융업무를 도모하며, 소외된 서민 계층을 돕기위해 설립된 협동조합 입니다.”

지난 19일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소재 화랑신용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김상열(65·사진) 이사장은 신협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한국전쟁 직후의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궁핍해 미국의 구호물자에 의존하는 침체기였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생활형편에 허덕이던 서민들이 스스로 자금을 출자해 탄생한 것이 바로 신협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협은 일반 금융기관의 금융혜택에서 소외된 서민과 영세상공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지위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서민과 중산층의 따뜻한 이웃으로 서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화랑신협도 이 같은 사명으로 탄생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1980년대의 안산은 반월공단의 조성으로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노동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하지만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그들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특히 타지에서 생활하다보니 자연히 많은 어려움도 뒤따랐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화랑신협입니다. 이후 화랑신협은 안산지역의 서민들 사이에서 점차 늘어가는 협동조합의 구심점이자 허브 역할 수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도시 안산’을 목표로 각종 지원 및 교육활동에 매진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간혹 화랑신협에서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이것이 화랑신협이 설립된 목적이며 임무’라고 말합니다”라며 “현재 화랑신협은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서로가 도우며 함께 발전하는 안산을 만들기 위한 향후 10년의 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라고 화랑신협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안산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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