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김용택 시인과 수원포럼 토크콘서트
[사람과 사람]김용택 시인과 수원포럼 토크콘서트
  • 경기신문
  • 승인 2013.07.2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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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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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시나리오 작가 박병두

지난주 수원시청 강당에서 제37회 수원포럼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섬진강’으로 유명한 김용택 시인을 초청해 시와 선율이 함께하는 한여름의 쉼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김용택 시인은 필자와 오랜 세월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년 전 필자가 ‘박 경장이 양말 파는 이유’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김용택 시인은 지난해에도 수원평생학습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특강을 가졌다.

전주에서 상경한 시인과 필자는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뒤 광교 호수가 보이는 찻집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수필가 유민지 작가가 동행해 줘 참으로 고마웠다. 김용택 시인은 항상 만날 때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순수한 정감이 가득한 사람이다. MBC라디오방송국에서 제작진 프로듀서들과 식사를 나누던 자리도 인상 깊었고, 경찰추모공원에 방문해 시낭송도 해준 바 있다.

김 시인이 수원포럼 토크콘서트에 특강인사로 초청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서춘자 시인을 비롯한 지역문인들이 강의 전에 간담회를 가졌다. 안희두 시인과 김훈동 수원예총회장을 비롯한 신금자 수필가, 김순덕 시인, 은결 시인 등 20명이 자리해 담소를 나누었다.

이어서 자리를 옮겨 염태영 수원시장과 차 한 잔을 마시는 자리도 가졌다. 염 시장과 김 시인의 인연도 오래되었다. 염 시장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있을 당시 시인의 고향인 장산리에서 조우한 적이 있으며, 염 시장이 책을 출간하면서 김 시인과 대화를 나눈 적도 있어서 두 사람은 시장실에서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염 시장과 김훈동 회장, 안희두 시인,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부회장인 유민지 수필가, 그리고 필자는 기념촬영도 함께했다.

90분간 이어진 시인의 토크콘서트는 강당을 가득 메운 시민들과 지역문인, 시청직원들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김 시인은 얼마 전 오랜 교직생활을 마쳤는데, 38년이나 한곳에서 아이들과 살아왔다. 김 시인은 “자연이 시를 쓰게 해주었고, 어머님이 시를 써주셨다”고 한다. 시인의 어머님은 무학이지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바느질도 농사도 잘하신다며 기억을 더듬어 어머니를 예찬했다. 시인은 “정직과 진실은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가치이며, 사람과 소통하는 세상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최근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이라는 시집을 출간했는데, 이 시집을 펴내면서 1985년에 출간한 섬진강 시집을 펴낼 때만큼 유달리 애정을 담았다고 밝혔다. 김용택 시인은 ‘나의 시’를, 시청공무원들은 ‘그 여자네 집’을, 염태영 시장은 ‘삶’을 낭송했다.

김 시인은 생애 한 번뿐인 인생을 매순간 자기 삶으로 열어가길 주문했다.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의 가치와 방법이 낡았다며 새로운 생각, 이제는 한 가지만 잘해서도 안 되고 인문학과 공학이 융합하고, 기술과 예술을 융합시켜야 한다”고 했다. 또 “글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놀랍도록 크다”고 했다.

이처럼 금과옥조 같은 김 시인의 강연은 강연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을 사로잡았다.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문학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지 않는다. 김 시인의 강연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마칠 수 있었다.

강연회가 끝나자 그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김 시인이 서울 방송국에 녹음을 하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필자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화인문학 세미나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서울로 상경했다.

필자는 회원들과 함께 영화인문학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동안 그에게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서울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와 ‘방송일정을 소화하고 전주로 내려간다’며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전화로나마 필자의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그의 마음씀씀이에 감동이 밀려왔다. 그래서 영화인문학 세미나를 마친 필자는 그의 시집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을 펼쳐보았다. 좋은 시에는 시인의 내면풍경이 고스란히 담긴 모양이다. 시집을 통해 김 시인을 또다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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