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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설가차문화연구원 원장
백미혜 기자  |  qoralgp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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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08일  16:10:07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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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잎으로 만든 녹차, 과실로 만든 유자차, 꽃으로 만든 국화차 등 사람들이 즐기는 차(茶)의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차는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옛날부터 귀족과 양반할 것 없이 즐겨 마셔오던 음료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맥을 이어 전해 내려오는 다법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일찍이 다법을 정리·체계화했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했고, 결국 현재 대부분의 차교육은 일본식 다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귀암 말차법’은 그 이론과 행다의 의미가 일본식 다법과는 다른 우리나라 고유의 말차법이다. 안동 서귀암의 돈수 스님이 개발한 이 말차법은, 순수 우리 정서에 맞게 개발되어 큰 의미가 있는 다법이다. 설가차문화연구원의 설가(雪?) 김우영(60·여) 원장은 돈수 스님에게 이 ‘서귀암 말차법’에 대해 가르침을 받은 인물 중 한명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일본식 다법을 가르치는 현실과 우리나라의 차가 커피에 의해 밀려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 안타까워, 김 원장은 우리나라 고유의 말차법을 알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즐기고 자신을 다스릴 수 있도록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를 만나 차가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물의 온도 70~80℃, 차의 양 1.5g, 물의 양 40cc. 맛있는 차의 기준이다. 맛있는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좋은 물, 좋은 차, 좋은 다기, (좋은 불), 좋은 장소, 좋은 상대 등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차는 온도에 따라, 물과 차의 양에 따라, 기다림의 정도에 따라 각각 맛이 달라지는데, 김 원장은 차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차를 끓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한다. 속상할 때, 울적할 때 우려낸 차는 아무리 맛있게 끓이려고 해도 맛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차 맛은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나타낸다.

‘차를 우리는 것’은 그 행위 자체가 ‘좋은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라는 김 원장은 “차가 건강에도 도움을 주지만 마음을 조절하고 사람을 여유롭게 만드는 데에도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동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차 한 잔의 여유’를 통해 같이 어우러져서 스스로가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가 문화원을 운영하는 이유다. 그는 차를 마시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편안함을 느낀다. 차를 좋아하고 여행을 가더라도 차를 테마로 해서 갈 정도로 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에게, ‘차’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것이다.

“단순히 잘 끓이기만 해서는 맛있는 차가 나오지 않지만, 저는 맛없다는 차도 맛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시중에 있는 차를 가져와 연구하고 갈무리해서(차를 다시 볶아내거나 해서) 맛있는 차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처음부터 차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30여년 전, 당시 대학 교수였던 남편이 차의 성분을 소재로 논문을 쓰면서 갖기 시작한 관심은, 그를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들었다. 처음 문화원은 동아리 형태로 출발했는데, 차 생활을 본격적으로 하자는 흐름에 따라 1995년 5월 설가차문화연구원을 개원했다. 여기에서 ‘설가’는 중국 차예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얻게 된 김 원장의 호로, 말차(가루차)를 우려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거품에 빗댄 말인데, 차 생활을 오래 하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문화원에는 40명의 수강생이 있지만 그 중 전문가반 수강생은 10여명으로 구성된다. 취미반과 전문가반으로 분류돼 진행되는 강의는 끓이는 차의 형태와 교육의 방향이 약간씩 다르다. 차를 맛있게 끓이는 방법에 대해 교육하는 취미반은 잎차를 이용해 차를 끓이며, 전문가반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중점을 두고 가루차를 사용한다. 수강생들의 수강료로만 운영되는 문화원이기에 넉넉한 재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김 원장과 문화원 수강생들은 늘 즐겁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차를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도, 사람들이 차에 대해 무관심한 것을 보면 씁쓸하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홍차가 뭔지를 물어보면 새로운 종류의 차로 인식하는 등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라며 “하지만 홍차는 만드는 방법만 다를 뿐이지 차나무에서 나오는 것은 똑같죠”라고 사람들의 무관심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 원장에게는 ‘서귀암 말차법’을 알리겠다는 큰 목표가 있다. ‘서귀암 말차법’은 한국식으로 말차를 우려내는 다법(茶法)으로, 안동 서귀암의 돈수 스님이 처음 개발해 그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보통 ‘차’ 하면 사람들은 중국을 많이 떠올리지만, 과거에 중국은 ‘차’ 그 자체만이 유명할 뿐이지 체계화한 다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에는 예전부터 일찍 체계화된 일본식 다법이 많이 알려져 있었고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차 교육이 일본식 다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 원장은 “나라를 떠나 어쨌든 다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니 일본식 다법이 잘못됐다,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우리나라만의 다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서귀암 말차법’이 많이 확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손은 마음의 뜻을 나타낼 수 있는 수련미를 가져야 하며, 마음은 손의 산만함을 늘 단속해야 하고, 혈기는 마음의 뜻을 넘지 않게 하여 늘 조화점을 찾는 데 노력하며, 자신만이 갖는 차 문화의 특징을 절제된 동작으로 표현하고 또한 행다(行茶)하는 태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받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다화(茶花)를 들어 보이는 것은 생과 멸을 의미한다. 다선(茶?)을 적시는 과정(小를 그리는 동작)은 성내는 마음, 화내는 마음, 욕심내는 마음을 작게 하는 의미이다’.

이처럼 일본식 다법과는 다른 ‘서귀암 말차법’은 행동 하나하나에 그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돈수 스님에게 직접 이 다법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던 두 제자 중 한 명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어렵고 힘든 일인지 알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다법을 대중들에게 더 많이 알리기 위해 앞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에 김 원장은 하반기에 ‘서귀암 말차법’ 발표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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